[평가와 전망]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 중국 면세산업 돌아보기 ①

‘리다오 면세정책’, 2년에 한번 꼴로 면세한도 두 배씩 증액
국가기관 ‘CITS’·‘CDFG’ 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 등극할 듯
중국 정부 특정 산업 밀어주기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해
中 정부 국책 지원으로 한국 면세시장 제로섬 피해 입을 듯
  • 기사입력 : 2020-12-09 17:16:34
  • 최종수정 : 2021-06-26 22:39:32
  • 김재영 기자
▲ 사진 = 김재영 기자, 중국 하이난 섬 cdfmall(2016.12)

자국의 면세품 시장을 성장시키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인 시도가 무섭게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꽁꽁 묶인 세계의 국경을 기회로 중국은 자국내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2020년 국내 면세산업은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 비상시국으로 벼랑 끝까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올 한해 중국의 면세정책의 변화는 물론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자국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멀리 2011년부터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다. 자국민의 해외 관광을 강제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과 제도를 개선해서 자국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2019년 ‘新전자상거래법’의 도입으로 온라인 거래를 통한 면세물품의 불법 유통경로 및 해외에서의 무분별한 면세물품의 구입에 대한 단속도 가능한 상황이다. 내부를 단속하고 외부를 면밀하게 살핀 결과 중국은 올해 코로나19라는 악재를 기회로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중국의 면세산업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명품 소비도 중국에서, ‘하이난 섬’ 리다오 면세정책의 10여년 발전과정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특정 산업을 지원해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과 재정적인 지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면세점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꼼꼼히 뜯어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이러게 된 배경 중 자국내 달러의 해외유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손꼽힌다. 2019년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자사의 리포트에서 “2018년 중국의 명품 소비량은 전세계 명품시장의 32%를 차지했고, 향후 2025년에는 40%를 소비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 도표 = 김일균 기자

 

중국 당국은 명품을 비롯 해외여행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과 소비자의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2011년 ‘리다오 면세정책’(离岛免税, Offshoreisland duty-free policy)을 최초로 도입한다. 이때 도입된 리다오 면세정책은 한국의 ‘지정면세점’ 제도를 차용했다. 핵심은 휴양지인 하이난 섬을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연 2회, 총 5천 위안 까지 면세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이후 2012년 1차 완화조치를 통해 해외여행객의 면세한도는 5천 위안으로 유지했지만 자국 영토인 하이난 섬을 방문하는 경우 8천 위안까지 가능하도록 상향 조정했다.

분기점은 2014년 설립된 ‘CITS’(China International Travel Service, 한국관광공사와 유사한 중국 여유국 산하기관)의 자회사인 ‘CDFG’의 ‘CDFmall’의 운영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CITS와 CDFG를 배경으로 한 중국내 면세산업 부흥이 이뤄진다. 이후 2016년 면세한도 100% 상향, 2018년 3만 위안, 2020년 10만 위안(한화 약 1,700만 원)에 이르기까지 추가적인 지원정책을 통해 거침없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

 

▲ 사진 = 김재영 기자, 중국 하이난 섬 cdfmall(2016.12)

면세한도의 상향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에서도 중국 당국은 한계를 두지 않고 있다. 하이난 섬에서의 면세한도를 증액함과 동시에 1년 2회 적용이라는 제한조치도 2016년 없앰으로써 자국민은 언제나 하이난 섬을 자유롭게 방문해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게 조정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18년 CITS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이던 여행업과 온라인 여행사업에 대해 매각을 결정하고 오직 면세업에만 집중하도록 사업구조도 개편한다. 더불어 자회사인 CDFG는 일상면세점(日上免税行, Sunrise Duty Free)을 인수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말 그대로 오로지 자국내 면세산업의 성장을 위해 법과 제도, 정책은 물론 사업자에 대한 조정까지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의 면세산업의 성장을 위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의 핵심이 바로 하이난 섬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난 경제특구’의 신설이다.

향후 30년 계획 ‘하이난 경제특구’ : 관광·면세 산업부터 발전해 자유무역항 지향

중국 당국은 하이난을 홍콩을 대체할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년 ‘양회’(兩會) 개최 후 ‘하이난 자유무역항 조성’에 대한 정책을 발표했다. 미중 갈등과 홍콩의 독립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홍콩을 완전 대체할 새로운 경제 축을 하이난을 바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역’, ‘투자’, ‘금융’ 은 물론 ‘특화산업’으로 관광과 연계된 서비스업 및 면세산업을 핵심 계획으로 삼은 것이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하이난을 중심으로 새로운 계획을 구상한 근거로는 하이난 섬의 면세실험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11년부터 약 10여년에 걸친 글로벌 시장과 자국내 시장에 대한 세밀한 조정을 통해 글로벌 시장 1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 = TFWA China Reborn(2020.12.1)

 

중국 당국은 2019년 1월 하이난을 대표하는 북쪽 거점 도시 하이커우(海口)와 동쪽 태평양 연안의 보아오(博鳌) 두곳에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했다. 기존에 하이커우 공항 면세점은 물론 하이난 남부의 핵심 거점 싼야(三亚) 까지 섬 전체에 시내면세점과 출국장 면세점이 포진됐다. 이러한 중국 면세점 활성화 정책에 따라 하이난 면세점을 사실상 독점운영하고 있는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최대 수혜를 받았다. 


하이난 섬 경제특구는 장기계획이다. 향후 30년에 걸친 발전 계획에서 핵심은 관광과 면세다. 지난 10년 실험을 통해 자국내 면세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한 후 중앙 정부차원에서 전력을 다해 발전시키려는 목표가 하이난 섬을 기점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으로 몰려드는 관광객…CDFG 상반기 매출 세계 1위 달성

2020년은 과거 다양한 실험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 나온 해다. 또한 향후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나온 해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후 곧바로 하이난 자유 무역항 건설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이난 면세점의 면세한도도 지난 7월 1일부터 1인당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대폭 상향했다. 면세품 범위도 38개 항목에서 45개로 추가 확대했고. 기존 단일 품목 구매 한도액 8,000위안(약 136만원)의 면세 한도 규정 또한 없앴다.

 

▲ 자료 = TFWA China Reborn(2020.12.1)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 목적 달성을 위해 하이난 면세점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면세점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계 증권사인 CIMB 임호준 연구원은 “새로운 하이난 면세 정책이 시행된 지난 7월 22억 2천만 위안(약 3,700억 원), 8월 33억 6천만 위안(약 5,600억 원), 9월 30억 3천만 위안(약 5,049억 원) 10월 34억 위안(약 5,665억 원)으로 4개월간 총 120억 1천만 위안(약 2조 18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11월과 12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 진다면 하이난 섬에서만 하반기 전체 약 3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CDFG 찰스 첸 회장은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TFWA(Tax Free World Association) ‘China Reborn’ 컨퍼런스에서 “중국 정부의 하이난 섬 경제 특구 및 면세한도 10만 위안 증액이 이뤄진 지난 7월 1일~10월 31일까지 4개월간 전년 대비 상품 판매 개수에서 139% 성장 했고 매출액은 214% 증가 했다”고 발표 했다. 특히 첸 회장은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강조를 덧붙였다. 그는 “2019년 중국 시장은 전 세계 면세품의 약 40%를 구매했지만 중국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8%에 그쳤다”며 올해는 물론 향후 중국 면세산업을 이끄는 CDFG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는 지난 8일 세계 면세점 순위에서 CDFG가 올해 1월~6월 상반기에 매출액 28억 5,500만 달러(약 3조1,019억 원)으로 세계 면세 1위 매출액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한국은 중국이 면세점 산업만큼은 절대 단시일 내에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오판 이었다. 중국은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이미 10년 전부터 착실히 준비해 왔고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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