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양회 읽어보기②] 중국의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 리 총리 “중국 활력 촉진하는 규모적 조치로 소비시장 한층 확대할 것”
임무 수행 ‘3보’( 三保)국민취업·기본민생·시장주체) 강조
대규모 부양책 지원으로 언텍트·新SOC 분야 확대…경제 부활 의지 엿보여
국내 면세산업, ‘O2O 서비스’ 시장 패러다임 전환 대비해야 -
- 기사입력 : 2020-06-03 15:07:32
- 최종수정 : 2021-02-18 09:00:31
- 육해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의료, 식품, 배송, 통신 등 전 분야의 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면서 각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통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살펴보고 후에 도래할 포스트 차이나를 가늠해 국내 면세업계의 다양한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보고자 한다.
양회를 알아야 중국의 ‘포스트 코로나’가 보인다
중국의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려면 먼저 중국의 양회를 읽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경제 실적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 양회를 통해 달성해야 할 양대 목표로 ‘샤오캉’(小康)사회 진입과 함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다양한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중국의 의지는 양회를 끝낸 후 리커창 중국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보인 태도에서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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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윤보라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2020.05.21) |
‘인민망’(人民网)은 지난 29일 리커창 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양회를 통해 ‘6보’(六保·주민 취업, 민생, 시장 주체, 식량·에너지 안보, 산업망·공급망 안정, 기층 조직 운영 보장)’ 목표 임무는 확정했다“며 “중국은 활력을 촉진하는 규모적 조치로 소비시장을 한층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6보’ 임무 수행 가운데 ‘3보’(국민취업·기본민생·시장주체)를 달성할 경우 올해 중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 중국 당국이 ‘3보’를 가장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가 밝힌 경제 부활 도모 의지는 이미 양회에서 발표된 대규모 부양책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양회에서는 재정적자율 3.6% 이상, 특별국채 1조 위안 발행,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3조7,500억 위안 발행 등의 정책이 발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정세가 어지러운 가운데 중국이 포스트 코로나를 방역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 받아들이고 대규모 투자와 소비 진작책을 통해 경제 부활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선진국에 대한 수출을 내수로 돌리기 위해 내수 진작책을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중국 소비패턴...‘언텍트’ 사업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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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코트라, 중타이(中泰)증권연구부(2020.05.26) |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행하면서 ‘언택트’(비대면)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양회에서도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 심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언텍트 스마트 소비 등을 확대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코트라 윤보라 베이징 무역관은 “중국 당국이 이번 양회를 통해 전자상거래, 택배의 농촌 도입 지지, 5G 보급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며 “내수 확대로 소비를 진작하고,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도 언택트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윤 무역관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 같은 전자현금의 사용이 확대됐으며, 온라인 소비 또한 한층 보편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매채널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및 위챗 등 SNS 채널을 활용한 언택트 소비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왕홍을 필두로 하는 ‘생방송 쇼핑’도 온라인 분야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대체된 소비 패턴은 이미 교육 및 연수, 의료,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新SOC(5G, 전기차 충전소, 신에너지차 등 언급) 분야 프로젝트도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4차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투자는 이미 진행되어 왔었다. 코트라는 지난 4월 6일 “올 3월 초 개최된 당중앙 정치국 상무회의에서 新SOC 분야에 대한 2조 위안(한화 약 35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언텍트 서비스 유행 따라 5G 등 4차산업에 방점을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 에 가속화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윤 무역관은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중국의 유망분야 키워드는 ‘H.O.M.E'으로 압축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건강과 방역에 대한 인식제고로 떠오른 ‘헬스케어(Healthcare)’, AI와 빅데이터, 5G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 된 ‘온라인(Online)’, 방역과정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무인화(Manless)’,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형성된 ‘홈코노미’(Economy at Home)가 유망하다.
국내 면세산업, “위기를 기회로”...‘O2O 서비스’ 시장 열릴까
중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소비패턴이 등장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전과 다른 비즈니스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도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 인터넷 라이브 판매 등을 적극 활용한 시장 진출 전략을 짜야할 때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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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면세점, 스마트 스토어(2020.03.31) |
이같은 시장 흐름에 따라 면세점에도 언택트 소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31일 롯데면세점(대표이사 이갑)은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 한 달간 명동본점 1층에 위치한 기존 매장 ‘스타에비뉴 코너’를 전면 리뉴얼해 스마트 스토어로 탈바꿈시켰다. 스마트 스토어는 약 520㎡(157평) 규모의 뷰티 전문 매장으로 화장품, 향수, 뷰티 디바이스 등을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고객 체험을 강화하고,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 대기 없이 빠르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구현했다. 결제는모바일 카트 접속 QR코드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WeChat)’으로도 스캔할 수 있으며, 상품별 상세 정보는 국문, 영문, 일문, 중문 간체자 등 총 4개 언어로 제공된다. 롯데는 이번 명동본점의 스마트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외 다른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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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라면세점, 티르티르 행사 포스터(2019.11.20) |
신라면세점도 2019년 11월 22일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왕홍’(網紅)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의 우수 상점주, 신라면세점 구매 고객 등 300여 명을 초청해 ‘티르티르’의 브랜드와 대표 상품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해 성황리에 마쳤다. 이 날 신라는 연회장 내에 브랜드 존을 마련해 대표 화장품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왕홍’이생중계를 통해 잠재고객들에게 ‘티르티르’를 알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국내 면세업계가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국내 면세산업은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오히려 코로나19가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가늠자’가 됐다는 평이다. 코로나19 종식 후 새롭게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약 할 수 있도록 면세업계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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