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찰 코앞, 대기업 면세점 눈치싸움 '치열'
- 인천공항, 사업권 재구성 '무산'
후발주자로 나선 현대면세점, 인천공항 입성하나
무역센터점에 이어 두타면세점까지 강북권으로 사업 확장, 출혈 커 -
- 기사입력 : 2019-12-20 16:16:49
- 최종수정 : 2021-02-22 18:47:48
- 육해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이 다가올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의 일반경쟁 구역의 사업권을 기존 5개에서 품목 중심의 3개로 재구성하려 했으나 관세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 20일 “인천공항이 경쟁관계에서 독점관계로 사업을 구성하겠다고 사업 초안을 가져왔다”며 “관세청 입장에서 볼 때는 독점보다는 경쟁환경을 조성해 고객 환경을 증진시키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 대상구역은 DF1·5·8 영역을 제외한 롯데(DF3)와 신라(DF2·4·6), 신세계(DF7), 중소·중견기업 SM(DF9), 시티(DF10), 엔타스(DF12)이다. 앞서 인천공항은 구역별로 사업자를 선정했으나 이번에는 제2여객터미널과 동일하게 품목별 통합 방식의 경쟁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비인기 구역과 인기 구역을 통합해 입찰금을 높여 임대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인천공항의 계획대로 품목별로 통합해 사업권을 재구성하게 되면 업체 하나가 한 품목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게 되기 때문에 관세청의 ‘자율경쟁’ 방침과 부딪힌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인천공항은 관세청의 제안으로 사업권 재구성을 포기하고 기존대로 5개 구역의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때문에 신규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입찰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한편 임대료 부분에 대한 예측에서도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영업요율 산정방식, 즉 매출과 연동해 일정 비율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임대료 부담은 매한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실상 공식적인 ‘입찰요구제안서’(RFP)가 공개되기 전이라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지만 과거 진행된 다수의 입찰 전례를 보면 사실상 입찰금액의 상한가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의 품목별 통합 계획이 무산되면서 대기업 면세점은 기존의 5개 영역에 대한 입찰 준비에 한창이다. 또 다른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5년만에 나오는 입찰이고 향후 10년간 운영할 수 있는 만큼 평가 항목과 배점이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RFP 공고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고가 나오지 않은 만큼 현 상황에서 좋고 나쁨을 따지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가장 노른자 땅이라 여겨지는 DF2(향수·화장품) 영역에 대한 신라의 ‘방어전’과 롯데의 공격적인 입찰 경쟁이 예상된다.
인천공항의 계획대로 품목별 통합으로 진행됐다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상당한 복병이 되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재구성된 3개의 사업권을 롯데·신라·신세계가 나눠가지면 됐지만 현대까지 합세하게 되면 3개의 사업권에 4개의 업체가 입찰을 시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입찰 실패라는 최악의 수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촉각이 곤두세워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단일 매장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평가항목에서 큰 점수를 받기 어려워 인천공항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사업 확장으로 인한 출혈로 입찰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과 단일매장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을 같은 선상에서 평가를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두타면세점을 등에 업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번 인천공항 입찰까지 나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더욱 두고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찰 공고가 뜨기 전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결정된 바 없다”며 “검토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철수를 선언한 두산의 두타면세점 자리에 신규특허를 획득해 내년 1분기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기존 무역센터점에 이어 강북에 위치한 동대문 두타면세점까지 거점을 확보했다. 따라서 이번 인천공항 입찰에도 관심이 높을 것이란 예측이다.
[ⓒ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