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관, FTA 저율관세 물량 부당 확보 업체 적발

퇴직 임직원 업체 명의로 맥아 TRQ 5307톤 확보, 관세 54억 원 탈루
관세율 최대 161.4%를 0%로 적용, 정상업체 배정 물량까지 축소
업체 대표 등 관계자 9명 불구속 송치, 탈루 관세 전액 추징
  • 기사입력 : 2026-11-05 11:43:18
  • 최종수정 : 2026-11-05 11:48:18
  • 김재영 기자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김용식)이 퇴직 임직원이 설립한 협력업체 명의를 이용해 자유무역협정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하고 관세 54억 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업체와 관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세관 조사1국 ‘윤청운’ 국장은 5일 “FTA 저율관세할당 제도를 악용해 맥아 5307톤을 부당하게 배정받고 관세 54억 원을 탈루한 업체를 적발했다”며 “업체 대표 등 관계자 9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FTA 저율관세할당(TRQ·Tariff Rate Quota)’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특정 물품의 일정 물량까지 낮은 협정관세율을 적용하고, 배정물량을 초과하면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국내 물가 안정과 관련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정부가 일정 기간 세율을 낮추는 일반적인 할당관세와는 법적 근거와 운영 방식이 다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맥아 FTA TRQ 물량을 배정받으면 최대 161.4%인 관세율 대신 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전체 물량은 신청업체 수에 따라 균등하게 배분돼 개별 업체가 받을 수 있는 수량에는 한계가 있다.

 

▲ 사진=서울세관 보도자료 갈무리, 2026.11.05.


서울세관에 따르면 피의업체는 신청업체마다 같은 규모의 물량을 배정받는 점을 악용해 퇴직 임직원들이 설립한 협력업체 2곳의 명의를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피의업체는 본사와 협력업체 2곳의 명의로 각각 물량을 신청해 정상적인 경우보다 많은 FTA TRQ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협력업체가 실제 납세의무자인 것처럼 꾸며 맥아 5,307톤을 관세율 0%로 수입했다는 것이 세관의 판단이다.


▲ 인포그래픽=서울세관 제공, 거래관계도, 2026.11.05.

신청업체 4곳에 맥아 1만 2,000톤을 균등하게 배정하면 업체별 물량은 3,000톤이다. 그러나 한 업체가 명의대여 업체 2곳을 추가해 신청업체 수를 6곳으로 늘리면 본사와 명의대여 업체가 각각 2,000톤씩 총 6,000톤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업체는 전체 물량의 절반을 확보하지만 정상적으로 신청한 나머지 업체 3곳의 배정량은 각각 3,000톤에서 2,000톤으로 줄어든다. 정상업체는 부족한 물량을 높은 관세율로 수입해야 해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해진다.

서울세관은 관련 정보와 수입·물량 배정자료를 분석하고 업체들을 압수수색해 협력업체들이 일정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맥아 수입과 거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피의업체를 실제 납세의무자로 판단해 입건했다. 협력업체 명의로 수입한 맥아에 부당하게 적용된 FTA 저율관세 혜택을 배제하고 탈루한 것으로 조사된 관세 54억 원을 전액 추징했다.

이번 사건은 한정된 FTA TRQ 물량을 여러 업체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제도를 이용해 특정 업체가 저율관세 혜택을 집중적으로 확보한 사례다. 명의대여 업체가 추가될수록 정상 신청업체에 돌아갈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관세 탈루뿐 아니라 공정한 물량 배정과 시장 경쟁 질서도 훼손한 것으로 세관은 판단했다.

윤청운 국장은 “FTA TRQ 제도는 물가 안정 및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라며 “앞으로도 저율관세 혜택을 사유화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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