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조정 거부한 인천공항, 새 면세점에는 40% 낮춰 계약

신라·신세계 철수 뒤 롯데·현대 입점, 임대수입 감소로 돌아온 조정 불수용
민사조정 신청 유도·감사 이후 입장 변경 여부가 책임 규명 핵심
  • 기사입력 : 2026-10-23 17:30:26
  • 최종수정 : 2026-10-23 17:39:26
  • 김재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라·신세계면세점의 임대료 인하를 위한 법원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뒤, 두 업체가 떠난 자리에 기존보다 40% 이상 낮은 임대료로 새 사업자를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사업자와의 임대료 조정은 거부하면서 재입찰에서는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해, 공사의 대응이 오히려 임대수입 감소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토위 의원실에 제출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액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재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이 확보한 DF1 사업권의 객당 임대료는 5,345원이다. 2023년 입찰 당시 호텔신라의 8,987원보다 3,642원, 40.5% 낮아졌다.

현대면세점이 새로 맡은 DF2 사업권 역시 기존 신세계디에프의 9,020원에서 5,394원으로 3,626원, 40.2% 떨어졌다. 모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국제선 출발여객 1인당 임대료다. 같은 수의 여객을 기준으로 하면 두 사업권에서 받는 임대료가 종전의 약 60%로 줄어든 셈이다.
 

▲ 인포그래픽= 김재영 기자, 2026.10.23.

이 같은 결과에 이른 과정을 살펴보면, 쟁점은 공사가 법원 조정안을 거부한 이유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신세계는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민사조정을 신청했지만 공사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자 해당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후 공사는 재입찰을 거쳐 롯데·현대를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특히 공사가 당초부터 임대료 지원에 반대했던 것인지가 중요하다. 공사가 2024년 12월부터 면세점 측에 민사조정 신청을 유도해 임대료 지원의 명분을 마련하려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면세점 지원 문제가 지적되자 조정 불수용으로 돌아섰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위가 사실이라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임대료 협상 결렬과는 성격이 달라진다. 공사가 지원을 위한 절차를 먼저 제시하고도 감사 이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기존 업체의 철수로 이어졌고, 결국 더 낮은 임대료를 감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 된다.

국토위 의원실의 자료 요구도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 집중됐다. 의원실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신라·신세계 임대료 감액과 관련한 사장·부사장 결재문서와 내부 검토보고서를 요청했다. ‘15~20% 감액 검토안’과 ‘2025년 6월경 감액 협상 방침이 변경된 경위’에 관한 보고·지시 문건도 요구했다.

공사는 감액 협상이나 방침 변경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했다. 제출 답변에서 “15~20% 감액 검토안은 별도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방침 변경 관련 문서에 대해서도 “별도로 감액을 협상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관련 내부 결재문서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 이후 항공사 이전 지연으로 여객 동선이 발생하지 않은 구역을 임시매장 성격으로 보고 영업료를 부과한 방침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 인포그래픽= 김재영 기자, 2026.10.23.

그러나 공사의 설명과 별개로 재입찰에서 객당 임대료가 40% 이상 낮아진 결과는 공사가 제출한 수치로 확인된다. 조정안을 수용해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방안과 업체 철수 후 재입찰하는 방안 가운데 어느 쪽이 공사 수입에 유리했는지, 당시 이를 비교·검토했는지가 책임을 가릴 핵심이다.

정확한 손실 규모는 조정 수용 시 예상 임대수입과 새 계약에 따른 수입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기존 업체의 손해배상금 등을 반영해 산출해야 한다. 다만 임대료 조정을 거부한 공사가 결국 더 낮은 단가로 새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조정 불수용 결정이 공사의 수익을 지키기 위한 적절한 판단이었는지에 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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