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없이 위험에 내몰린 여행객...문체부 뒤늦게 “제도 개선 살펴보겠다”

내국인 해외여행객 안전 문제, 구청에 ‘공’ 던진 문체부
강남구청 법적 근거 없어 ‘행정지도’도 못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여행객...안전에 구멍
  • 기사입력 : 2018-07-03 07:45:27
  • 최종수정 : 2018-08-27 10:56:36
  • 김선호
1~2년 전부터 20~30대의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자유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유해외여행상품 중개업체 마이리얼트립에는 약 1만 4천여개의 여행상품이 등록돼 판매되고 있다. 월 매출은 90억원에 달하며 한 달 약 4천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행상품도 다수가 적발돼 여행객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마이리얼트립 여행상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지난해에도 이어졌으나 여전히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증하고 있는 해외 자유여행객들이 관계법령의 미비와 관련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미국 교통안전관리국 홈페이지 / 마이리얼트립에 등록된 '르블랑' 업체의 차량허가번호를 조회하자 '허가 받지 않은 번호'로 조회된다. 


일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여행사는 관광객을 운송하기 위해선 교통안전관리국(FMCSA)의 허가(USDOT)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마이리얼트립에 소개된 다수의 업체가 등록되지 않은 차량을 운행하거나 타 업체의 DOT 넘버를 인용해 마이리얼트립에 여행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DOT 허가 여부는 미국 교통안전관리국 홈페이지 https://ai.fmcsa.dot.gov/SM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르블랑’ 업체의 DOT(3107593)는 허가되지 않은 넘버로 조회되며, ‘서부투어 제임스’ DOT(3064876)는 'AQUA CLEAR WATER'로 조회되며 이 또한 허가받지 않은 ‘넘버’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다수의 현지 여행사가 마이리얼트립에 DOT넘버를 밝히지 않았거나 1대 차량만 등록한 채 다수의 차량을 불법적으로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불법 차량으로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여행을 한 셈이다. 사고가 나도 구제를 받기 힘들다. 일부 현지 여행사는 성추행의혹도 제기됐다.

문체부 관광기반과 담당자는 지난 6월 29일 “‘해외 현지 여행사’를 국내법으로 다룰 순 없으나 불량 여행상품을 판매·알선하거나 이를 방치한 마이리얼트립에 문제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마이리얼트립은 강남구청에 등록된 업체로 사실 여부 조사 및 행정처분을 위해 해당 건을 ‘강남구청’에 이첩했다”며 구청 관계자와 협조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남구청 관광진흥과는 7월 2일 “문체부로부터 이첩을 받은 것 맞다. 그러나 해외 여행사를 처벌할 수 없을뿐더러 국내 여행사가 이를 알선했다고 해서 행정지도를 할 수 있는 규정이 관광진흥법 시행령 제33조 사항엔 없다”며 문체부에 지침을 다시 요구했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법적 규정이 모호하다. 해외 여행상품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내 알선 여행사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뚜렷하지 않다. 다만, 국내 알선 여행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있으나 법적 판단에 따라 처벌 규정 사항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행객이 여행상품을 철저히 살펴 해외 여행사 및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법 제도 개선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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