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4기 면세점 입찰, DF2·6 재입찰 공고 두고 깊어진 고민
- 유찰된 DF2·6 구역 임대료 조정될지 업계 주목
인천공항 관계자 “현재 내부에서 논의 중”
2017년 T2 DF3 유찰 때 임대료 10% 조정
임대료 조정한다면 10% 인하 가능성 높아 -
- 기사입력 : 2020-03-12 14:24:32
- 최종수정 : 2021-02-18 09:36:31
- 육해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 입찰에서 유찰된 DF2(향수·화장품) 구역과 DF6(패션·기타)의 재입찰을 앞두고 업계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이번 입찰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DF2 구역과 DF6 구역이 높은 임대료로 유찰되고, 국내 중소·중견 면세점인 에스엠면세점이 기존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입찰을 포기하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측이 유찰된 DF2·6 구역의 임대료를 조정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재입찰 공고를 언제쯤 진행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현재 내부에서 DF2·6의 재입찰 공고에 관해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사업자들이 임대료 인하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입찰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공고가 나와봐야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인천공항측은 2017년 제2여객터미널 DF3 구역 사업자 선정 입찰이 유찰되자 임대료를 기존 647억 원에서 582억 원으로 10% 가량 낮췄다. 따라서 인천공항이 이번 입찰에서 임대료를 조정한다면 10%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10% 인하된 DF2 구역의 임대료는 1,045억 원이다. 다만 DF2에 걸었던 기대가 가장 기대가 컸던 만큼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임대료 조정에 대해 인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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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RFP) |
이번 입찰에서 DF2 구역의 최소보장금(임대료)은 1,161억 원으로 두 번째로 임대료가 높은 DF3와도 464억 원의 차이가 난다. 인기 품목인 향수·화장품을 취급해 ‘노른자 구역’으로 평가받았지만 과도한 임대료 부담에 따른 입찰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추가입찰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공고하는 것이 기준이다. 만일 동일조건에서도 재유찰된다면 임대료에 대한 최초 설정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입찰을 내놓는다면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면세업계 ‘빅3’로 불리는 신세계만 유일하게 이번 입찰에서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해 재입찰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명품 브랜드 샤넬 유치가 가능한 DF6 구역도 신세계면세점이 눈독을 들이는 구역 중 하나다. 다만 DF6 구역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441억 원이며 4차년도부터 112억 원의 최소보장금이 추가돼 DF7보다 비싸다. 매출이 나오지 않아 ‘골칫덩이’로 여겨지는 탑승동까지 함께 운영해야한다는 부담감도 껴안아야 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에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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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RFP) |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6과 DF7에 입찰 참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DF6 사업권엔 현대 한 곳만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현대가 DF7 사업자로 선정되면 ‘동일 품목 내 복수낙찰 금지’ 원칙에 따라 DF6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가 DF7 구역에 제시한 입찰가는 579억 원으로 최소보장금액보다 173억 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업계는 인천공항에 신규 업체로 나서는 현대가 사업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입찰가를 높게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입찰을 위해 높게 제시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비슷한 사례로 롯데면세점이 2018년 입찰가를 높게 써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롯데면세점은 상당 부분의 점유율을 잃어야 했다. 업계 모두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문제로 지적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동일한 조건으로 입찰가를 제시한다면 인천공항과 업계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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