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4기 면세점 입찰, ‘유찰’·‘입찰 포기’ 등 ‘이변 속출’
- 대기업 면세점 DF2·6 구역 유찰
에스엠면세점 5일 입찰 포기
면세업계, 인천공항 높은 임대료 문제로 꼽아
인천공항, 현실적인 타개책 마련해야 -
- 기사입력 : 2020-03-05 18:03:16
- 최종수정 : 2021-02-22 14:15:15
- 육해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 제4기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을 입찰을 두고 이변이 속출하면서 인천공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DF2(향수·화장품) 구역과 DF6(패션·기타) 구역이 높은 임대료로 ‘유찰’된 데다가 국내 중소·중견 면세점 중 하나인 에스엠면세점이 기존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향후 10년짜리 입찰을 포기한다고 밝히면서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의 원인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문제로 꼽았다.
▲ 사진 = 에스엠면세점, 인천공항 입찰 포기 선언(2020.03.05) |
에스엠면세점은 5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까지만 임대료를 인하했다”며 “정부 지원에서도 제외되어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 부분이 해결될 수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입찰 포기 이유를 전했다. 에스엠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 중소·중견기업 대상 사업권인 DF8(전품목)과 DF9(전품목) 구역에 입찰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5일 열린 인천공항 PT에 불참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국내 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공공기관 소상공인 임차인에 한해 임대료를 6개월간 20~35%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에 담겼다. 에스엠면세점은 2015년 인천공항 입찰시 소기업으로 시작했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이에 따라 정부 혜택에서 제외되면서 인천공항 입찰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기업 면세점 또한 인천공항이 가장 흥행몰이를 기대했던 DF2 구역 및 DF6 구역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보여줬다. 신라호텔 커뮤니케이션실 하주호 전무는 “사실상 너무 높은 임대료로 인해 준비해온 입찰서류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유찰된 DF2는 면세점에서 가장 인기품목인 향수·화장품을 취급해 사업자들이 탐내는 구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임대료가 높은 구역이다. 자본이 탄탄한 대기업이지만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떨어진 매출 대비 치솟는 공항 임대료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이 제시한 DF2 구역의 입찰 구역 최저수용금액은 1,161억원으로 입찰 대상 구역 중 가장 높다. 반면 대기업 면세점이 모두 입찰 참가 의사를 밝힌 DF7 구역의 최저수용금액은 406억 원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PT 경쟁을 펼쳤던 DF3·4 구역도 각각697억 원, 638억 원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추가로 인천공항이 재입찰을 추진할 것이라 예상되나 높은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으면 또다시 ‘재유찰’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으면서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인천공항 구본환 사장은 “임대료가 본질이 아니고 공항 이용객이 증가되어야 한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답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이 현실적인 타개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내 면세산업은 생존의 기로의 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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