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중소 면세점 2곳(시티ㆍ그랜드)에 한해 임대료 인하 검토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모두가 같은데 “형평성 어긋나” 주장도
인천공항 관계자, “임대료 인하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어”
기재부 “애초에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인천공항은 물론 정부조차 외면한 대기업ㆍ중견 면세점 -
- 기사입력 : 2020-03-02 12:05:01
- 최종수정 : 2021-02-19 16:02:00
-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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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장관(가운데) |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면세사업자를 대상으로 임대료를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대상은 중소면세점인 시티플러스ㆍ그랜드면세점 두 곳만 해당된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면세점을 중소와 중견으로 나누고, 중소에 한해서만 임대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임대료 인하 내용을 통보받은 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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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획재정부,‘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2020.02.28) |
이는 지난 28일 기획재정부가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으로 경제활동 및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민생 경제여건 전반의 어려움이 확대됐다”며 “공공기관 소상공인 임차인에 대해 임대료를 6개월간 20~35% 인하한다”고 밝혔다. 철도역 구내매장(코레일), 공공주택 단지내 상가(LH), 공항내 편의매점(인천공항, 한국공항), 고속도로 휴게소(도로공사) 항만(부산항만공사·여수광양항만공사)등의 공공기관이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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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스엠면세점(2020.02.28) |
업계는 임대료 인하에 형평성이 고려되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재부의 발표가 있었던 28일 에스엠면세점은 ‘임대료 인하 확대 요청’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중소 면세점만 포함되는 것은 당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정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을 진행중인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 역시 “높은 임대료를 내고 있는 대기업은 제외하고 중소 면세점만 임대료를 인하한다는 것은 결국 인천공항이 임대료 부분에서 손해보지 않겠다는 의미다”라며 “이는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해당 정책을 실행중인 기재부 경제정책국 이준우 사무관은 “이번 정책의 취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서다”며 “따라서 중소 면세점까지 제한적으로 임대료 인하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물론 대기업 면세점도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충분히 어려움을 감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며 “인천공항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재로선 인천공항 대기업 면세점이 매출하락에 따른 임대료 인하등의 부분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은 없는 셈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인천공항 중소·중견 출국장면세점 임대료는 총 915억 원이 납부됐다. 같은 기간 대기업 면세점은 9,846억 원의 임대료를 냈다. 전체 임대료 총액에서 중소·중견 면세점은 약 9.3%의 임대료 비중을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중소 면세점으로 구분되어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는 시티플러스와 그랜드면세점은 연간 총 338억의 임대료를 납부해 불과 3.43%에 불과하다. 사실상 인천공항의 임대료 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다.
국내 면세점의 핵심 구매객이 중국인 관광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 해결될지 막막한 현실은 차치하고 임대료는 매일 쌓여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은 반토막난 상황에서 면세점의 적자와 출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이 ‘진퇴양난’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인천공항은 물론 정부조차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 상업시설팀 임성빈 팀장은 “최대한 정부정책에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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