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5년 11월, 특허에 목 메던 면세점...고용 약속은 ‘나 몰라라’

롯데면세점, 매출은 껑충 직접고용은 거의 제자리 걸음
신세계면세점, 명동에 집중‘고용’...부산점서 뚫린 구멍
두타면세점 ‘2만 2천여명’ 고용창출은 허상으로 드러나
파견·협력업체 직원이 면세점 ‘고용창출’ 목표?
  • 기사입력 : 2018-10-24 14:06:59
  • 최종수정 : 2021-06-27 12:54:57
  • 김선호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열려 롯데면세점 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부산점, 두타면세점이 서울 및 부산 지역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들이 사업계획서에 제시했던 고용창출 공약은 실적이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면세점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 본점은 2015년(6월 기준) 대비 2018년 고용인력(파견·협력업체 직원 포함)이 24% 확대에 그쳤으며,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명동점 인력은 크게 확대된 반면 부산점 고용창출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타면세점도 제시했던 고용창출 목표에 비해 실적이 거의 없어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김선호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그래픽=김선호 기자 제작

롯데면세점 본점은 2015년 매출 2조 2,28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엔 3조 1,619억원으로 2015년 대비 약 42% 증가, 올해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소속직원을 포함한 비소속직원(파견·협력업체 사원 등)은 2015년 대비 2018년에 24% 확대에 그쳤다. 늘어난 인원도 ‘파견·협력업체’ 직원이 태반이다.

롯데면세점 본점 (2018년 6월 기준)의 총 직원은 2,843명(소속 183, 비소속 2,660명)이다. 2015년 2,280명(소속 155, 비소속 2,125명)에 비해 소속 직원은 28명이 늘고, 비소속 직원은 535명이 증가했다. 면세점이 공약한 고용창출은 비소속(파견·협력업체 등) 직원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심사 당시 본점은 허가를 수성했으나 월드타워점은 탈락했다. 본점과 월드타워점 두 곳을 모두 따내게 되면 “19조원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9만 6천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당시 롯데 면세점의 보도자료 내용이다.

그러나 면세점 매출 성장에 비해 간접고용 효과 등을 두루뭉실 포함시켜놔서 정작 고용 실적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사업계획서 내에 “지역(서울·경기)인재 고용·채용박람회 개최 등”의 내용만 제시했을뿐 채용 확대 규모에 대해선 적시하지 않았다. 2015년 뜨거웠던 고용창출 목표 제시에 비해  실제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에 고용이 집중된 반면 부산점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하반기 관세청 점검에서도 명동점은 고용창출에 ‘98%’ 이행율을 보였으나 부산점은 ‘35%’로 4개 면세점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실제 신세계면세점은 사업계획서에 “명동점 고용창출 2017년까지 총 2,059명. 부산점은 직접 고용한 인력 102명, 판촉 및 용역서비스 인력을 포함한 간접 추가 고용 인력이 1만 2,340명에 달해 부산 지역 내 총 1만 2,400여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나 2018년 6월 기준 명동점은 2,570명(소속 431, 비소속 2,139명)인 반면 부산점 806명(소속 93명, 비소속 713명)이 근무하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고용창출 ‘사업계획서’에 “고용창출 및 전원 정규직화, 청년 고용비율 46%”라고 공약했다. 그러나 고용창출 이행률은 ‘40%’(2017년 하반기)에 머물렀다. 특히, 두타면세점은 2015년 당시 ‘2만 2천여명’(지역 내 간접효과 포함) 고용창출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두타면세점은 2018년 6월 기준 직원 수 1,157명(소속 154, 비소속 1,003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도자료 내용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롯데·신세계·두타면세점은 이구동성으로 “작년 ‘사드’로 인한 면세점 영업이 힘들었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사업제안서에 나온 고용효과는 예측수치라 사드 같은 위험요소는 반영이 안돼 있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 직고용 목표가 2018년까지 121명이다. 작년 ‘사드’로 인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던 만큼 부산 지역 크루즈 관광객도 감소했다. 매출확대가 어려웠던 만큼 자연감소분에 해당한다”라고 전했다. 두타면세점은 “‘전원 정규직화’는 면세점 소속직원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말한다”며 “매장 면적을 축소함에 따른 자연감소분이 생긴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석창휴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사무관은 “각 관할 세관이 면세점 사회환원 및 고용창출 공약의 이행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면세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한 심사 세부 항목 등의 설계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연구결과가 나오면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심사안을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일 집행유예로 출소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그룹이 앞으로 5년동안 50조원 신규투자와 7만명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롯데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 고용창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공약 이행여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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