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면세점 매출 직격탄”…코로나19로 국내 면세점 대기업 독과점 가속화
- 대기업 면세점, 정부 구매수량 제한 한시적 완화로 숨통 트여
공항 면세점 매출 비중 높은 중소·중견 면세점 속수무책
중소·중견 면세점 관계자 “입·출국객 90% 이상 급감하면서 매출 직격탄” -
- 기사입력 : 2020-08-11 13:30:55
- 최종수정 : 2020-09-07 14:21:55
- 김재영 기자
국내 면세점 대기업 독과점 현상이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고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 면세점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선 반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하고 공항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 면세점은 버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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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김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2019년 공개한 국내 면세점 상반기 총 누적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대기업 면세점이 10조4,215억원을 기록해 전체 89.4%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 중 국내 면세점 ‘빅3’(롯데·신라·신세계) 총 매출액은 9조4,963억으로 전체 비중의 81.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은 9,641억원, 공기업 면세점은 2,712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각각 8.3%, 2.3%를 차지해 대기업 편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면세점 대기업 독과점 현상이 코로나19로 더욱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공개한 2020년 국내 면세점 상반기 총 누적매출은 7조3,323억원으로 그 중 대기업 면세점이 6조8,579억원을 기록해 전체 비중의 93.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은 2,986억원으로 전체 비중의 4.1%에 그쳤다.
앞서 중소·중견면세점인 에스엠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3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으며 공항 면세점에 대한 연장영업도 포기해 인천공항에서도 철수를 결정했다. 시티면세점도 이용객 감소로 누적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인천공항 제1터미널 철수를 결정했다. 그랜드면세점도 인천공항 제4기 제1여객터미널 DF8(전품목) 영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임대료 부담으로 계약을 최종 포기했다.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 면세점은 정부의 구매수량 제한 완화 등의 조치로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고) 매출이 이어지면서 숨통을 튼 반면 공항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 면세점은 입·출국객이 90% 이상 급감하면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량이 많은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면세품 내수통관 허용 및 사이트 개편으로 효율적으로 재고를 줄일 수 있었지만 중소·중견면세점은 그조차도 힘든 실정이다”고 전했다.
국내 면세시장 상위 사업자의 독과점 시장은 이미 2018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오히려 대기업 면세점 독과점 구도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과 중소·중견면세점 할 것 없이 모두 힘든 상황이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면세업계 모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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