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③]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주변국의 면세한도와 제도변화

  • 기사입력 : 2018-10-16 15:10:23
  • 최종수정 : 2021-06-28 16:27:22
  • 김재영 기자

면세점 업계가 간절히 바랬던 내국인 면세한도 상향조정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면세점을 언급하자 도입이 급 물살을 타게 됐다. 때문에 면세업계를 관통하는 또 다른 화두인 면세한도 상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면세점 업계에서는 면세한도 현실화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DFN에서는 국정감사를 맞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면세한도 상향’에 대해 우리나라는 물론 주변국과 선진국의 면세한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면세업계 숙원, 면세한도 ‘1천불’ 상향조정 되나 
2. 우리나라 면세한도의 변천사
3.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주변국의 면세한도와 제도 변화 
4.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면세한도와 제도변화 
5. 면세한도 ‘1천불’ 상향조정시 달라질 국내 면세환경

세계시장에서 한국면세점업계의 위상은 2017년 시장 점유율 17.9%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Generation Research 2017). 2013년 점유율 10.5%를 돌파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중국 등 주변국의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에 선두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8.4%로 전년대비 1.1% 급증해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있는 나라다. 중국정부의 공격적인 해외소비 억제책에 따른 결과라는게 주된 분석이다.
 

▲사진=김재영 기자/ 중국 하이난 경제특구에 위치한 싼야면세점 전경


중국의 면세관련 정책은 2012년 11월 실시된 ‘리다오면세(离岛免税)’ 정책으로 본격화 된다. 제주도의 지정면세점과 유사한 제도로 중국 대륙 남부에 위치한 하이난섬 경제특구에 위치한 면세점 방문 시 면세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리다오 정책 도입 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하이난 면세점의 매출액은 513%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면세정책으로 내수 소비를 증가시켰다.


▲그래프=중국국가여유국(家旅游局)/ 중국인의 해외여행 소비액 및 증가율

 

날로 증가하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소비액으로 인해 2015년 5월 29일 중국 ‘스야오빈’(史耀斌) 재정부 부장관은 국무원 관례회의에서 면세점 사업 관련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급증하는 중국인 해외여행객의 소비지출을 더많이 국내소비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항·항만 및 입국장 면세점을 19곳 추가 증설하고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치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세 및 소비세 인하 등 더욱 공격적인 정책도입을 선언했다.

 

▲그래프=중국여행연구원/ 중국 해외여행객 항목별 소비 비율

 

중국여행연구원은 해외여행 중국인이 쇼핑에 가장 높은 지출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일반적인 해외구매 면세한도는 5천 위안(720달러)으로 우리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외소비 억제를 위해 자국내에 위치한 하이난 면세점을 이용할 경우 2012년 최초로 8천 위안(1,150달러)이라는 공격적인 면세한도를 설정했다. 이후 하이난 면세한도는 16년 1만 6천 위안(2,300달러)으로 추가 상향조정돼 해외 여행객 대비 면세한도가 3배 이상이다. 더 나아가 내년중에는 3만 2천 위안(4,600달러)까지 면세한도 추가 증액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내수 면세혜택이 해외 5천 위안에 비해 6배로 조정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국내 소비 활성화 진작책’은 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전자상거래법’ 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해외 쇼핑금액 비중을 줄이기 위해 자국 면세점의 면세한도는 짧은 기간 수차례 대폭 증가시키고, 입국시 철저한 세관검사를 통해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려는 강·온 전략을 펴고있다. 올해 국경절(10.1~5) 기간 동안 상하이 푸동 공항을 비롯 전국 주요공항에서 세관을 동원해 여행자 휴대품 불시단속에 나섰다. 현지 언론과 관련업계는 이런 불시단속을 “새로운 ‘전자상거래’법 도입이전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해외 쇼핑에 대한 현황 파악 및 경고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내·외부 단속의 확실한 시작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 면세점 매출액에 직접 영향받아 크게 감소할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도 국내면세점에서 중국관광객 비중은 총 매출액의 66.2% 를 차지한 9조 5,756억 원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사드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업계 전반이 발빠르게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공동의 노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의 면세한도는 20만 엔(1,780달러)이다. 금액만 놓고 단순비교해도 우리의 경우에 비해 약 3배 정도의 면세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중국인 러시가 시작되기 전 국내 면세점의 주요핵심 고객이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와 합리적인 면세한도를 바탕으로 ‘루이비통’ 등 명품까지 판매가 가능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20만 엔의 면세한도 외에 특정품목인 술은 1병당 760㎖까지 3병까지 반입이 허용되고, 일반 담배는 2보루(20갑)까지 향수는 2온스(oz)로 약 56cc정도로 정해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일본은 관광을 바탕으로 소비세 8%가 면제되는 사후면세점이 전통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다. 일본은 지난 16년 5월 사후면세점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면세제도를 개편했다. 사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의 유턴으로 수혜를 받은 일본은 면세점보다 ‘택스 프리’(Tax Free) 중심으로 변화됐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저인망 처럼 전국 곳곳에 설치된 2만여개의 사후면세점을 기반으로 최근 도입된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의 확대 등 방일 관광객을 중심으로 하는 면세정책은 유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행 일본 내국인의 해외여행시 면세한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만성 적자 였던 관광수지가 사드 이후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흑자 전환 되며 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 국경절 중국인 관광객 해외여행 1순위 방문지가 일본이라는 통계를 통해 국내 면세점 업계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아시아 면세 3국은 중국과 일본이다. 주변국들의 자국민에 대한 면세한도 변화가 국내 면세산업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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