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백화점免 동대문점, 개점 하루 지나니 ‘한산’

동대문에 2호점 열어 ‘강북 벨트’ 구축 전략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 우려에도 20일 예정대로 오픈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 “경제 활성에 일조하고자 개장 진행”
오픈 하루만에 여느 면세점과 같이 ‘한적’
코로나19 악재 속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 주목
  • 기사입력 : 2020-02-24 13:24:19
  • 최종수정 : 2020-09-09 11:41:19
  • 육해영 기자
▲사진=육해영 기자/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2020.02.21)

 

현대백화점면세점이 20일 서울 동대문에 시내면세점 2호점을 열며 ‘강북 벨트’ 구축에 나섰다. 두타면세점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모기업인 현대백화점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이를 두고 오픈을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측은 예정대로 개장을 진행하는 강수를 두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2호점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첫 날 ‘코로나19’ 악재에도 ‘북적’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20일 개점을 진행했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통해 경제 활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 현대백화점면세점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오픈 첫 날, 두산타워 1층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사회 분위기상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특수'를 누렸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대규모 모객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알리페이 2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내국인 구매 고객에게는 4,000달러 이상 구매 시 최대 9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매 금액별 선불카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개장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로 3시간 30분 단축했다. 정상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였다. 국내 면세업계 ‘빅3’(롯데·신라·신세계)가 코로나19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 사이 영업종료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긴 시간 운영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경제 활성에 일조하고자 예정대로 20일 개장했다”며 “대신 오픈 세레모니나 대대적인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알리페이 할인행사 및 경품행사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조차도 기존 무역센터점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이다”며 확대행사임을 밝혔다. 


하루만에 ‘오픈 특수’ 거품 사라졌나…여느 면세점과 같이 ‘한적’

하지만 21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을 방문해보니 오픈 첫날과 다르게 한적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길게 줄을 서는 등 눈길을 끌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매장 전직원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제 비치, 열화상 카메라 설치 등 방역에 신경쓰는 모습이었으나 ‘오픈 특수’가 끝나니 다른 면세점과 다름없이 코로나19 한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육해영 기자/공사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11층(2020.02.21)

특히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화장품 코너에도 한산했다. 매장에는 박스로 포장된 면세품을 나르는 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일부 매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둘러볼 수 없었다. 11층은 모든 구역이 공사 중이었으나 다음달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두산타워 엘리베이터에는 손님보다는 공사 인부들과 두산 관계자들을 만나기 더 쉬웠다. 아직 오픈 초기여서인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사진=육해영 기자/물품을 옮기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직원(2020.02.21) 

 

현대백화점면세점은 6~8층은 영럭셔리관, 9~11층은 K패션·한류관, 12층은 K뷰티관으로 구성하고 330여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런칭했다. 두타면세점이 운영하던 점포 대부분을 그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어 브랜드 구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3~4월 안으로 공사를 마칠 예정이며, 최대한 고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300여개 브랜드에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핀코’(Pinko), ‘지라드’(Girard) 등 30여개 브랜드를 새롭게 오픈했다”며 “2030세대를 주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레고 단독 매장을 면세점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면세점 사이에서 브랜드 ‘최초’ 타이틀을 노리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사업 위해 2,000억 원 ‘수혈’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는 지난 18년 11월 그랜드 오픈 당시 "2019년에는 6,000~7,000억원, 2020년에는 1조원 매출을 예상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황 대표가 예상했던대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면세점을 오픈한 2018년 첫 두달 동안 639억 수준에서 2019년 7,013억의 매출을 기록해 7천억대에 진입했다. 적자경영이 이어졌지만 그 폭이 점차 줄어들어 더 과감하게 면세점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 재개장을 위해 2월 6일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2,0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지난해 인수한 두타면세점의 자금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동대문 상권은 동대문 패션타운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없었다면 동대문점 개장을 발판으로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 도전에도 좀 더 가볍게 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오픈 초기인 만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면세업계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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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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