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면세업계 주역 누가 될까

‘빅3’ 1분기 성적표 희비 엇갈려
롯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42억 흑자
면세업계 ‘옥석 가리기’ 본격화 되나
코로나19로 나타날 새로운 패러다임 준비해야
  • 기사입력 : 2020-05-21 13:04:58
  • 최종수정 : 2020-09-08 17:41:58
  • 육해영 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인 가운데 롯데면세점만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면세업계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새롭게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업체가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대공황 견디면 고성장? 경제 성장 패러다임 이룰까 


▲그래프=대신증권, ‘대공황 시기 산업변화II’

지금까지 대공황을 겪고 난 경제는 고도성장의 패러다임을 경험했다. 가장 호황을 구가했던 자동차 업체는 대공황을 경험하면서 60%가 도태됐지만 견뎌낸 기업은 이후 더욱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KDI 전문연구원 출신인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는 4월 21~22일 출연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에 200개가 넘는 자동차 회사가 있었지만 대공황 이후 살아남은 회사는 5개다”며 “이 5개 회사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이 바뀌었고, 오일 쇼크를 이겨낸 일본의 가전회사는 그 뒤 30년의 영화를 누렸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면세업계가 이 시기를 견뎌내기만 한다면 다시 한 번 성장의 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는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빅3’(롯데·신라·신세계)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적자를 면했던 롯데에 업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고 있다. 


롯데면세점, 1분기 42억원 흑자...‘코로나19’ 위기 속 면세업계 1위 면모 드러내

호텔롯데는 20일 “면세점 부문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7.5% 감소한 8,72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6% 감소한 4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018년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철수했던 상황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여행객 발길이 끊기며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임대료 등 고정 지출 비용이 적어 실적 부진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또 코로나19 여파 전 호황을 누렸던 점도 매출 집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월에 보따리상(다이고) 사업이 잘됐고, 개별 관광객 매출도 사드 사태 전보다 나쁘지 않아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며 “1월에 매출을 바짝 올렸던 것이 1분기 매출 집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임대료 비중이 큰 김해공항점(부산롯데호텔 법인) 실적이 제외됐기 때문에 부산점 실적이 합산되면 영업적자폭이 공시된 숫자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점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매월 임대료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면세점 임대료는 월 65억원”이라며 “20% 감면해도 매월 52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롯데는 어려운 시기를 감안해 임대료 납부 유예신청을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점유율이 높은 신세계와 신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출국장면세점 임대료 부담감은 훨씬 적은 상황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 1분기 매출 ‘직격탄’

 

같은 시기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은 4,889억원으로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세계면세점의 역량이 더욱 절실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앞서 신세계는 2018년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DF1과 DF5 구역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빅3에 진입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뒤늦게 면세산업에 나섰던 탓에 신세계 내부에서 면세점을 잘 알고 있는 전문인력도 부족했고, 면세물품 반입원가도 선두기업에 비해 비싸게 들여오면서 영업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와 신라가 지난 30여 년간 쌓아 온 면세점 운영 능력과 노하우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또 롯데와 신라는 시내면세점에 자가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포를 명동 신세계 백화점 매장에 임차하고 있는 상황이라 인천공항에 더불어 시내면세점 임대료까지 내야했다. 이에 신세계는 4월 28일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에 총 2,958억8,500만원을 출자했다. 현물출자 금액은 1,958억8,500만원(66.2%), 현금출자 금액은 1,000억원(33.8%)이다.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연간 임대료를 내지 않게 됐으나 1분기 매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1분기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하면서 ‘빅3’ 중 가장 출혈이 컸다. 롯데와 달리 매출연동제로 계약해 김포공항점과 제주공항점 임대료 부담이 없었음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를 두고 해외 면세업체 ‘3sixty’ 지분 인수 및 한옥 호텔 사업 확장이 영업이익 적자의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3sixty 지분 인수 및 호텔 사업 확장은 코로나19 사태 전 이미 경영 계획 예산에 잡았던 부분이기 때문에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그보다는 공항 임대료로 인한 매출 타격이 컸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로 면세업계 전반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여행과 관련된 업종이 피해를 많이 입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전 국내 면세점 매출액이 24조8,585억을 달성하며 최고치를 달렸던 만큼 이번 시기를 잘 견뎌낸다면 다시 반등할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종식 후 새롭게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약 할 수 있도록 면세업계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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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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