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견기업도 면세점 20% 인하, 대기업 면세점 “숨통 트인다”
- 홍남기,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열어
대기업 면세점 임대료 6개월간 20% 인하
중소기업·소상공인 임대료 감면율 25%→50%
대기업 관계자 “입국자 전원 2주 격리 조치로 매출 급감해…한숨 돌리게 됐다” -
- 기사입력 : 2020-04-01 12:01:45
- 최종수정 : 2020-04-01 13:59:12
-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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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2020.04.01) |
기획재정부(경제부총리 홍남기, 이하 기재부)가 1일 “그동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던 대·중견기업의 임대료(최대 6개월) 20% 감면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임대료 감면율을 25%에서 5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다는 취지 아래 중소기업인 그랜드와 시티면세점에 한해서만 공항 임대료를 인하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대기업과 중견 면세점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임대료를 추가 감면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서 홍남기 장관은 “최근 해외입국 금지, 글로벌 인적·물적 이동제한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관광업계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기존 중소기업 인하율에 따라 대기업 면세점과 중견 면세점의 임대료도 25% 인하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정부는 이보다 5% 낮은 20% 감면 조치를 내렸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정부의 추가조치에 대해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4월 1일부터 정부가 입국자 전원 2주 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그나마 있는 중국 보따리상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 매출이 아예 없다고 봐도 무관한 상황이다”며 “그럼에도 임대료를 매달 내야 해 부담이 커 전전긍긍했지만 이번 정책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는 1일 0시부터 한국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출발지와 국적에 관계없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단기 체류를 위해서 국내를 방문하더라도 의무적으로 격리되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인 입국 전면 차단인 셈이다. 한국과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인 보따리상들 또한 ‘직격탄’을 맞은 데다 해외 국가들도 코로나19로 국가 봉쇄에 나서면서 공항 여객수는 더욱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의 ‘셧다운’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은 지난 26일 일일여객 3,000명에서 7,000명 수준일 경우 탑승동을 전면 운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4일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은 9,316명으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미만으로 내려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인천공항 탑승동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는 2단계 조치가 발효되면 탑승동내 상업시설 전부도 문을 닫게 된다. 이 경우 면세점 임대료 면제 가능성도 높아진다.
문제는 임대료 인하 혜택이 끝나는 8월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2년 11월 발생한 ‘사스’(SARS)는 11월 그로부터 9개월 뒤인 2003년 7월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5년 5월에 시작해 8개월 뒤인 2015년 12월 종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사스 상황 때보다 심각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여파는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의 추가 임대료 감면으로 혜택을 받은 대기업 면세점이 사회환원을 위해 중소 협력사 지원 확대에 나섰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중소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상생 지원을 확대한다고 1일 밝혔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면세업계 전체가 힘든 상황이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노력에 함께하기 위해 중소 파트너사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원 방안으로는 대금 지급 주기 단축, 브랜드별 마케팅 활동 지원 및 매장 환경 개선, 우수 중소기업 발굴을 위해 실시한 상품품평회 ‘K-Wave’ 제도 정례화 등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협력사 지원에 적극 나섰다. 먼저 협력사와 ‘고용 안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직영 585명의 고용안정과 더불어 협력사 및 면세점 판매직원 7,000여 명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국내 중소업체 30여개를 선정해 판매수수료율도 5%까지 인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체의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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