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면세지형 2025년까지 중국 2배 급성장 할 것, 모건 스탠리 예측

코로나19, 중국 내 전자 상거래와 면세 시장 발전 촉발
모건 스탠리 리서치 “2025년, 中 165억 달러(약 20조 31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
중국인 보따리상 중국으로 흡수될까’…국내 면세업계 ‘긴장’
  • 기사입력 : 2020-06-17 09:42:34
  • 최종수정 : 2020-09-14 18:30:34
  • 육해영 기자

중국 면세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코로나19’로 인해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 스탠리 리서치’(Morgan Stanley Research)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중국 내 전자 상거래와 면세 시장의 발전을 촉발시켰다”며 “중국 면세 시장이 2025년 안에 165억 달러(약 20조 31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면세시장의 지형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보고서는 “온라인 면세점. 하이난 면세점, 시내면세점 세 가지를 중국 면세점 성장 가속화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특히 모건 스탠리 리서치는 “CITS(China International Travel Service)가 시장점유율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우위를 점하는 등 중국의 면세 진화의 핵심 수혜자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CITS는 CDFG의 모기업으로 하이난 면세점과 함께 현재 하이난 면세점 시장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2019년 중국인 소비자는 전 세계 면세점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 수혜를 톡톡히 본 것은 바로 한국이다. 중국인 보따리상 덕분에 19년 국내 면세점은 18년 18조602억원에서 31.1% 성장한 24조8,585억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면세산업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주목할 점은 중국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잡는 동안 정작 중국의 면세 시장은 전 세계 점유율의 9%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내수 소비를 자국으로 돌리기 위해 면세산업 개발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중국 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무부, 상무부 등 23개 부처는 지난 3월 13일 “시내면세점 정책을 보완하고 중국 특색을 가진 시내면세점을 구축하겠다”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중국 내수 소비촉진을 위한 19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인들의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고 내수 시장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내면세점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의 시내면세점 개발 의지에 백화점업체인 ‘왕푸징’(王府井·600859)그룹이 지난 6월 9일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 중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곳은 중국 여유국 산하 중국 면세품 유한 책임공사(CDFG), 일상면세점(日上免稅行‧Sunrisedutyfree), 선전 국유 면세 유한공사 등 7곳 뿐이다. 수년 동안 새로운 특허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내 대형 유통업체인 왕푸징그룹이 시내면세점 선점에 나섰다는 점에서 세계 면세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면세정책은 지난 6월 1일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海南自由貿易港建設總體方案)에서 화룡정점을 찍었다. 하이난 방문 여행객 1인당 1년간 면세 쇼핑 한도를 3만 위안(약 512만원)에서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하이난섬 주민이 해외에서 구매하는 상품에 대해 수입 단계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을 면제시킨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이날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 자유화에 초점을 두어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기본체계를 마련하고, 2035년까지는 물류 분야의 세계적 수준의 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모던 스탠리 리서치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추정했던 중국 면세점 시장 예측치를 전면 수정했다. 

 

▲도표=육해영 기자, 모건 스탠리 리서치(Morgan Stanley Research) 보고서

 

▲도표=육해영 기자, 모건 스탠리 리서치(Morgan Stanley Research) 보고서

 

모던 스탠리 리서치는 2019년 10월 중국 면세 시장을 2019년 70억달러(약 8조 4,980억원), 2022년 100억달러(약 12조 1,380억원), 2025년 121억달러(약 14조 6,869억원)로 추정했으나 현재 2019년 76억달러(약 9조 2,248억원), 2022년 116억달러(약 14조 824억원), 2025년 165억달러(약 20조 310억원)로 각각 상승 변경했다. 특히 하이난 면세점의 성장 추정치를 2019년 14억달러(약1조 6,993억원)에서 18억달러(약 2조 1,848억원), 2022년 26억달러(약 3조 1,558억원)에서 50억달러(6조 690억원), 2025년 40억달러(약 4조 8,552억원)에서 81억달러(약 9조 8,334억원)로 대폭 상향했다.  

 

▲도표=김재영 기자 / Generation Research 2018


지금까지 세계 면세시장은 한국이 주도해왔다. 중국이 2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1위인 한국과의 격차가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사실상 한국이 압도적으로 면세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면세업계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중국인 보따리상이 중국으로 흡수된다면 중국과 한국의 판도가 한 번에 뒤집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중국인 내수 소비를 자국 내로 돌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면세산업 정책을 속속히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국내 면세업계가 손을 잡고 빠른 대안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세계 1위 면세점 타이틀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국내 면세품에 대한 중국인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고, 제품 또한 다양해 아직 경쟁력 밀리지는 않는다는 평이다. 

[ⓒ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육해영 기자

TR&DF 뉴스레터

TR&DF 뉴스레터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