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면세점 복수사업자 선발, 공정성 의혹 불거져
- 60점 만점인 사업계획서 평가가 당락 갈랐다?
연간 600억 원 더 쓰고 탈락한 롯데, 결과에 당혹
DF5 가장 낮은 금액 쓰고도 복수사업자 선발 된 신라 -
- 기사입력 : 2018-06-01 10:31:24
- 최종수정 : 2021-06-27 13:08:22
- 김재영 기자
인천공항공사(사장 정일영) 면세점 복수사업자 발표 소식에 업계에선 곧바로 평가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평가 방식은 총점 100점 만점에 사업계획서 60점과 입찰금액 40점을 합해 DF1과 DF5 입찰에 참여한 4개 기업(롯데, 신라, 신세계, 두타) 중 상위 두 개 업체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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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천공항 RFP 자료 / 인천공항면세점 입찰가격 평가 방식 |
입찰금액(임대료) 평가의 기준은 단순하다. 각 영역별(DF1·DF5)로 최고가를 써낸 기업이 총점 40점 만점을 받고 2위로 써낸 기업이 1위와의 격차에 따른 금액차이 만큼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사가 DF1(T1 화장품·향수 + 탑승동 전 품목)에 입찰료를 가장 많이 써냈다면 A사는 총점 100점 만점 중에 40점(입찰료 평가) 만점을 받고 나머지 사업계획서 평가 60점 중 평가 받은 점수를 합해 총점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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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김선호 기자 /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 DF5 입찰에서 롯데가 두 영역 모두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고배를 마셨다. |
이번 인천공항 입찰금액은 DF1 영역에서는 롯데가 1위로 2,805억 원, 신세계가 2위로 2,762억 원, 신라가 3위 2,202억 원, 두타가 4위 1,925억 원으로 입찰했다. 또 DF5 영역에서는 롯데가 1위로 688억 원, 신세계가 2위로 608억 원, 두타가 3위로 530억 원, 신라가 4위로 496억 원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이 금액대로 인천공항 가격입찰서 평가 방식에 적용하면 DF1 영역은 롯데가 40점 만점, 2위인 신세계는 39.38점(40*2,762억/2,805억), 3위인 신라는 31.4점(40*2,202억/2,805억), 4위인 두타는 27.4점(40*1,925억/2,805억)이다. 그런데 결과는 입찰금액이 2위인 신세계와 3위인 신라가 복수 사업자에 선발됐다.
DF5의 경우도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롯데가 40점 만점, 2위인 신세계가 35.35점(40*608억/688억), 3위인 두타가 30.81점(40*530억/688억), 4위인 신라가 28.84점(40*496억/688억)이다. 그런데 결과는 2위 신세계와 4위 신라가 선발됐다.
결과는 입찰금액을 가장 많이 써낸 롯데는 DF1·5 두 개 영역 모두에서 탈락했다. 사업을 중도에 반환했다는 점 때문에 인천공항의 추가 사업자 선발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든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이변으론 DF5 영역에서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신라가 복수사업자에 선발됐다는 점이다.
사업계획서 평가가 입찰금액의 평가를 압도하지 않고서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결과다. 이점에 대해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기존 사업자가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로 인해 반납한 사업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임대료의 적정성을 평가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인천공항 관계자도 탈락한 사업자에게 “사업계획서의 평가에서 차이가 심하게 나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계획서 평가의 공정성과 정밀성을 지적하고 있다. “입찰제도가 시행된 이후 인천공항상업시설 입찰은 임대료 평가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DF1 영역에서는 1위와 3위의 가격 차이가 연간 600억 원이 넘는 상황이다. 만일 3위 사업자가 DF1을 최종 낙찰 받는다면 5년 사업권이기 때문에 인천공항은 약 3,000억 원의 임대료 손실을 감안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DF5 영역의 결과에서도 최저금액을 써낸 신라가 상위 입찰금액을 써낸 두타를 앞서 선발 됐다는 점. 그리고 1위를 획득한 롯데와 점수차이가 100점 만점에 11점 이상의 차이를 보임에도 선발됐다는 점에 대해 의혹이 증폭된다.
결국 사업계획서 평가가 객관성을 지니고 평가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30일 진행된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참가했던 한 사업자는 심사위원 구성에 대해 “외부인사는 5명에 불과하고 인천공항 직원이 7명으로 구성되어 인천공항의 의도대로 사업계획서 평가가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입찰에서 높은 금액을 쓰고도 탈락한 롯데와 두타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면 인천공항의 사업계획서 평가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은 복수사업자 선발 결과에 대해 특정 사업자에 대한 원천적인 배제냐 아니면 특정사업자에 대한 밀착의혹 이냐에 대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입장 발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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