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되돌이표 면세품 ‘미인도’, ‘인천항만’에서 대량 발생
- 2월 인천공항 3천여 건, 3월 5일 1,557건 인천항서 발생
비좁은 ‘인도장’ 구조적인 문제와 '처리 건수' 넘어서는 시스템 결함까지
임시 인도장등 ‘땜빵’ 처방으론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근본부터 바꿔야 -
- 기사입력 : 2018-03-16 09:16:12
- 최종수정 : 2020-01-10 10:07:14
- 김재영 기자

면세품 인도장 ‘미인도’ 문제가 한 달 여 만에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공항이 아닌 ‘인천항만'(이하 인천항)에서 발생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5일(월) 총 1,557여건이 넘는 미인도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단동 항로’는 미인도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면세품 인도 지연으로 50분 지연 출항했고, 미인도가 발생한 ‘석동 항로’는 2시간 50분 지연 출항했다”고 밝혀 지난 2월 2일~4일까지 인천공항 면세품 미인도로 '아시아나 항공기' 지연 출발과 판박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면세품을 인도받지 못한 총 1,557건 중 7일(수) 804건이 구매자에게 인도됐고, 그 외 753건은 구매 취소로 결론 났다”며 “이번 인천항 미인도 사건은 인도장 면적이 좁다보니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5평에 불과한 인도장 문제로 임시로 주변 공간을 확대해 사용해 왔고, 협소한 공간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면세점 협회는 물론 인천세관과 지속적으로 수 차례 협의해 왔지만, 물리적 공간을 확대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구조 변경이나 증축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출입국 통로를 통과한 후 '옥외 인도장'이 빠르면 4월부터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면세점협회 관계자 역시 “면세품 '미인도'가 3월 5일 인천항에서 발생했지만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갑자기 대량주문 물량이 몰리다 보니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인천항에서 대량 미인도가 발생했다”며 “서둘러 인도장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항'은 물론 '항만'까지 면세품 '미인도' 문제가 자꾸 재발하는 이유는 면세점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데 이유가 있다. 17년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4조 5천여 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7.9% 증가했지만 인도장 면적은 매출 상승만큼 면적을 증가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항’과 ‘항만’ 모두 인도장 '처리 건수'를 초과하는 물량 때문에 수시로 ‘임시 인도장’을 운영하는 ‘땜빵’으로 위기를 모면하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면세품 인도 방식의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변화가 도입되지 않고서는 매번 되풀이되는 ‘미인도’는 필연적으로 다시 발생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2월과 3월 각각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발생한 '미인도' 사건에는 비좁은 인도장 면적 문제도 있지만 각 면세점의 ‘물류 시스템’에 동맥경화가 발생했다는 점도 파악됐다. 면세업계 물류관계자에 따르면 “2월에 발생한 인천공항 3천여 건 미인도 및 3월 5일 인천항에서 발생한 1500여 건 미인도는 모두 면세점 통합물류창고에서 인도장까지 면세품이 배송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혼잡도가 증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통합물류창고에서 ‘원패킹’(One-Packing)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보세운송차량에 물건을 싣고 와 인도장 밖에서 원패킹 하는 등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물리적인 인도 공간의 문제’도 문제지만 매출 증가에 따른 ‘처리 건수’의 증가로 인해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면세점’은 물론 ‘물류업계’와 ‘면세협회’, 그리고 이를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관세청’까지 모두가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면세점 업계는 ‘사드위기’로 여전히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증가하지 않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인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 지에 대한 ‘숙의’(熟議)가 절실한 때이다.
[ⓒ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