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국내 면세전망 ⑧] 중소·중견면세점 올해도 ‘울상’...해외가 넘보는 韓 면세시장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 점유율은 최대치, 중소·중견은 하락세
국내 면세시장 경쟁심화에 ‘울상’은 중소·중견면세점의 ‘몫’?
외국 자본에 기대는 중소·중견업체...동화·SM면세점에 ‘손짓’
  • 기사입력 : 2018-01-18 17:39:27
  • 최종수정 : 2018-11-28 10:56:10
  • 김선호

2017년 1~7월 기준 중소·중견면세점의 점유율은 6.8%로 나타났다. 대기업 면세점이 89.2% 점유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국내 면세시장 내 대기업 면세점의 신규 매장이 늘어남에 따라 중소·중견면세점의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인사동 SM면세점 시내점은 층 수를 기존 6개에서 4개층으로 줄인 데 이어 추가로 더 축소할 방침이다. 동화면세점은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이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매출이 축소돼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동화면세점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루이비통’,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철수했다.



▲사진=김선호 기자/ 서울 시내 중소중견면세점의 매장 내부

인천 엔타스면세점과 제주관광공사 제주면세점은 사업장을 이전해 생존 전략에 필사적이다. 엔타스면세점은 인천 구월동에 시내면세점이 운영됐으나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로 내년 하반기에 이전해 카지노 이용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제주면세점 또한 롯데호텔제주를 떠나 신화월드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다만 신화월드리조트에 설치되기로 했던 ‘랜딩카지노’ 이전 허가 건이 제주도의회에서 보류됨에 따라 애초 계획대로 매출신장에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생존 전략을 수립할 수조차 없는 지방 중소·중견면세점 또한 많다. 지난해 1~9월까지 매출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충북 청주에 위치한 중원면세점, 경남 창원에 위치한 대동면세점과 강원 알펜시아면세점은 모두 누적 매출액이 1억원에 그쳤다. 수원 앙코르면세점은 약 3억원, 충북청주국제공항에 입점한 MTAT면세점은 5억원을 기록했다. 평택항에 위치한 하나면세점은 지난해 10월 자진해서 특허를 반납했다. 하나면세점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의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라 매장 문을 닫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중소·중견면세점 관계자는 “지방에 위치한 중소·중견면세점의 경우 애초부터 경영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 면세점의 신규 매장이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 방한 중국인 관광객까지 감소하자 서울·제주에 위치한 중소·중견면세점은 더욱 경영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없는 한 생존 자체가 힘겨운 상황이다. 중소·중견면세점 특허만 발급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때문에 관세청은 지난해 10월 중소·중견면세점 지원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행정상 우선적으로 시행이 가능한 사항부터 발 빠르게 지원하겠다는 김영문 관세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해외 대량구매자 판매 제한을 중소·중견면세점에 한해 6개월동안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한시적 기간동안 중소·중견면세점사업자의 해외대량구매자 대상 판매 제한조치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올해 2월경 법적으로 명문화 하겠다는 것이다. 중소·중견면세점 입장에서는 숨통이 조금 트이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으로 환영한 바 있다. 또 면세점 특허신청서상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사업장을 이전하려 해도 동일 기초자치단체 내로 제한했으나 이를 광역자치단체 내로 확대 적용한 점이다. 엔타스 및 제주관광공사가 사업장을 이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중견면세점의 ‘생존’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업계 내에선 이미 외국 자본이 중소·중견면세점의 지분을 확보해 국내 진출에 활로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실제로 거론되는 외국 자본으로는 중국 내 면세사업을 이끌고 있는 국영 기업인 CDFG가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면세사업자 최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LVMH계열 DFS도 입에 오르고 있다. 지난 해 말경엔 동화면세점 지분이 외국 자본에 팔렸다는 소문까지 퍼졌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등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면세점에선 경쟁력 확보 혹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투자금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외국계 기업은 한국 면세시장이 세계 1위인만큼 국내 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서로의 수요에 의한 결과이지 않겠나”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중소·중견면세점의 위기와 외국 자본의 국내 진출 및 잠식이라는 요소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형국이다. 국내 면세시장 내 대기업과 중소·중견면세점 간의 실질적인 ‘상생 전략’이 모색되지 않는 이상, 올해의 핫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중소·중견 업체 지분의 해외 자본 잠식 또는 우회진출이 허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전망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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