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좋아하는 중국인, 왜 해외소비 열광할까?

중국 정부, 면세산업 통해 자국민 해외소비 자국으로 ‘유턴’전략
CDFG, 국내 면세점과 경쟁구도 본격화되나
코트라 무역관 "2023년 중국 전체 면세 매출액은 81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
  • 기사입력 : 2019-12-16 17:55:57
  • 최종수정 : 2019-12-17 14:11:37
  • 육해영 기자

‘어느 나라를 가도 중국인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세계 최대의 해외관광소비국가로 부상하면서 중국인 여행객의 소비행태에 각국의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해외 명품시장에서 중국인은 ‘큰 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KOTRA 류빈 중국 우한무역관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BAIN)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명품 세계 소비는 7,700억 위안(약 1,181억 달러)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7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인이 해외에 지갑을 여는 이유는 중국의 높은 관세장벽과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자국에서는 외국제품을 비싼 값에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은 화장품을 상류층이 쓰는 고급소비재로 판단해 ‘사치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온·오프라인 소매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화장품은 고가의 사치품이라는 인식은 점차 사라졌다. 특히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콰징통,跨境通)의 발달로 가격 특혜를 누리게 되면서 국·내외 가격차이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가중됐다. 

 

이에 따라 지난 16년 중국 당국이 화장품에 부과되던 30%의 사치세를 15%로 낮췄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세금 부담으로 인해 해외 화장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이 성행하게 된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중국 정부, 면세산업 통해 자국민 해외소비 자국으로 ‘유턴’

중국인의 해외소비 규모가 점차 커지자 중국 정부는 해외소비를 국부유출로 판단,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 중 하나가 면세산업 발전을 통해 해외소비를 자국으로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면세업이 중국인 소비 유턴에 있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소비재 관세 인하, 리다오면세정책, 입국장 면세점 도입, 다이고 제한, 시내면세점 증설 등 중국내 소비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 매출 70~80%를 중국인 보따리상인 다이고가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는 국내 면세업계에도 긴장감을 가져왔다. 국내 면세점과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면세산업 어떻게 성장했나 

중국 면세산업은 ‘CITS’라는 단일회사에 의해서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CITS는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가 가진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 중 CITS의 자회사인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중국 내 공항과 철도·국경면세점을 포함해 총 240개 이상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내 최대 민간 면세사업운영자였던 일상면세점(Sunrise Duty Free)를 인수하며 기존 세계 8위 면세사업자에서 세계 4위 사업자로 껑충 뒤어 올랐다. 지난 1984년 중국 국무원 승인 하에 중국국제여행사 자회사로 설립된 후 중국의 가장 경쟁력 있는 면세상업자다. 

 

CDFG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다수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은 업체였다. 이후 2011년 리다오 면세 정책 시행에 맞춰 싼야면세점을 개장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 글로벌 여행소매업 및 면세전문지 ‘무디다빗리포트’(The Moodie Davitt Reprot)가 2018년 발표한 세계 면세사업자 매출순위에 따르면 CDFG는 17년 8위에서 4위(43억9,400만 유로, ↑4)로 뛰어올랐다.  

 

▲인포그래픽=최동원 기자

특히 'CDFG'가 중국 하이난섬에서 운영하고 있는 싼야면세점은 면세한도 증가와 함께 매출 급상승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난섬은 면세 한도를 8,000위안(약 134만 5,600원), 2016년 16,000위안(약 269만 1,200원), 2018년 30,000위안(약 504만 6,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반면 국내는 구매한도를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상향했지만 면세 한도는 600달러에 머물러 있어 경쟁구도에 있어서 불리한 입장이다.

중국 면세점, 한국 면세점과 경쟁구도 본격화 되나

중국 면세점은 기타 유통채널의 비중이 극히 낮고 전반적으로 공항에 의존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중국의 해외 소비 국내 환류 및 내수 소비 유도를 위해 시내 면세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공항에서 시내로 면세점을 확장해 여러 도시에서 시내면세점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2018년 5월 칭다오, 샤먼, 다롄, 베이징 시내 면세점들이 잇따라 오픈했고, 8월 상하이 시내 면세점이 루자쭈이(陆家嘴)에 오픈했다. 해외 면세점에서 시내 면세점으로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시내 면세점 확대 및 신규 자본 투입으로 시내 면세점이 중국 면세업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중국의 면세점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류빈 무역관은 “시중 제품들의 면세가와 일반 판매가(세 포함)를 비교해보면 면세가가 일반 판매가보다 30~40% 낮아 현저한 가격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중국면세품(中国免税品) 그룹은 15억 위안을 들여 경쟁업체인 선라이즈(日上) 그룹의 지분 51%를 취득하며 중국 면세업을 통합시켰다.

중국의 면세 정책 완화에 따라 중국 면세점 내 소비자 수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소비계층이 중국으로 빠지게 되면 국내 면세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국내 면세업계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두고 코트라 류빈 무역관은 “공급업체에 대한 가격 협상 능력 등이 크게 향상되고 가성비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며 “향후 면세정책 지원과 공급망(免税供给端)의 최적화로 중국인들의 면세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2023년에 중국 전체 면세 매출액은 81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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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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