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면세점 해외 대량구매자 매출액 최초 공개
- 2월 1일부터 지침 변경으로 총매출에 부정적 영향 끼쳐
1월 매출 대비 2월 매출액 -42.5% 줄어든 9,152억 원 기록
22대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실 24년 2월~4월 해외 대량 구매자 매출액 공개
내국인 면세점 구매자들 해외 대량 구매자에 비해 역차별 논란도 일어
해외 대량 구매자 대상 송객수수료 상한선 정하는 법안 필요성 증가 -
- 기사입력 : 2024-05-30 16:43:21
- 최종수정 : 2024-05-30 17:17:21
- 김재영 기자
관세청(청장 고광효)이 지난 2월 1일부터 국내 면세업계에 실시한 ‘해외 대량구매자 세부관리 지침’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가 매출에 매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 면세점 관리 감독 주체인 보세산업지원과는 지난 1월 ‘해외 대량구매자 세부관리 지침’을 각 면세점에 보내 올해 2월 1일부터 코로나로 인해 취했던 특별 지원 정책(2020년 4월 27일)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렸다.
해당 세부 정책 내용은 면세점이 코로나 기간 동안 외국인 방한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든 관계로 이월 상품과 재고 상품을 곧바로 대량 판매 할 수 있도록 재고 보유 기간과 품목에 상관없이 대량 판매를 허용 했던 정책을 화장품의 경우 면세점에 반입 신고 후 2개월, 그리고 주류 및 담배를 포함한 그 외 전체 상품은 3개월이 경과된 제품을 재고 상품으로 규정해 대량 판매가 가능하도록 조치 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관세청 발표 기준으로 23년 12월 월 총 매출액이 1조3,073억 원에서 24년 1월 1조5,909억 원까지 치솟았다. 월간 매출액으로 1조5천억 원을 넘은 경우는 코로나가 대유행한 2020년 3월 이후 처음 있는 실적이다. 그러나 2월 1일부터 적용된 ‘해외 대량구매자 세부관리 지침’에 따라 국내 면세점 2월 총 매출액은 9,152억 원으로 1월 대비 –42.5% 줄어들었다. 3월에는 1조1,866억 원으로 4월에는 1조2,505억 원으로 각각 증가 추세를 보이며 회복 되는 추세다.
한편 22대 국회 첫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실은 30일 관세청이 별도로 관리 중인 면세점 해외 대량구매자 대상 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2월에 약 2,447억 원(182,602,000US$), 3월에 약 2,769억 원(208,171,000US$), 4월에 약 3,153억 원(228,461,000US$)으로 집계된 내용이 공개됐다. 각각 월별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월에는 26.7%, 3월에는 23.3%, 4월에는 25%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시기 품목별 판매액을 살폈을 때 가장 큰 변화가 있는 부분이 ‘화장품’ 품목이다. 해외 대량구매자들이 주로 대량 구매하는 품목도 화장품이다. 24년 1월 화장품 품목은 총매출액 1조5,909억 원 중 1조515억 원을 차지해 66% 비중을 차지했다. 2월에는 총매출액 9,152억 원 중 4,600억 원으로 50% 비중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3월에는 1조1,866억 원 중 6,618억 원으로 55.7%를 차지했고 4월에는 1조2,505억 원 중 7,151억 원으로 57.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해당 조치가 관세청으로부터 사전에 고지되어 2월부터는 화장품 등 기존 대량 판매 품목이 곧바로 처리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12월부터 대량판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화장품’ 품목의 반입을 서둘러 1월 중에 당겨서 처리하고 2월에는 반입 수량 자체가 줄어들어 대량 판매 금액도 줄고 총매출액도 줄어들었다가 3월부터 회복되는 추세”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 대량구매자의 구매실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세청이 해당 내역을 체계적으로 관리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해외 대량구매자를 통한 면세점의 물량 밀어내기는 면세품에 대한 가격 할인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면세점 단기 및 장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의 면세점이라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쌓여 총 537억 원에 달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 총 매출액이 8,307억 원이고 이 기간 영업이익이 59억 원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역시 1분기 영업 이익은 72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면세점들이 매출 실적에 목 메는 이유가 경영진에 대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의 매출액과 경쟁사에 대한 심한 매출 비교 압박감을 꼽으며 한 면세점이 해외 대량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할인율을 높일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율을 높여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결국 회사에 이익이 남지 않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자신의 자리를 보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송객수수료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 했다.
이처럼 국내 면세점들이 과거의 매출액에 연연해 면세품에 대한 대량 구매에 집중하고 할인율을 높일 경우 영업 손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밝힌 4월 매출액 통계는 내국인 구매자들의 경우 총 154만 명이 2,555억 원을 구매 했다. 반면 외국인 매출액은 80만 명이 9,950억 원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구매자의 경우 해외여행이 되살아나면서 전월 대비 구매자 수와 매출액이 대폭 증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국인 매출의 경우 면세점들이 할인을 대폭 해줘도 영업이익이 남는 구조다. 반면 면세점들이 목 메달고 있는 해외 대량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할인 판매가 외국인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영업적자를 대폭 확대시키고 영업이익을 낮추고 있는 주범이다.
때문에 면세품 대량 구매자에 대한 송객수수료 상한선을 두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기재위)실에서 공청회도 열고 법안도 상정 했지만 업계가 반대하고 여당과의 협의 불발로 사장된 상황이다. 22대 국회에서 국내 면세업계의 장기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송객수수료 법안의 상정이 적극 검토 되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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