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신규 면세점 특허, ‘완전경쟁 시장’ 신호탄 될 듯
- 정부, 면세시장 장기적으로 進·退 자유로워야
15년 이후 연 매출 10조 돌파, 성장 가속화
시내면세점 15년 최초 신규 진입, 시장 확대 공로
구조적 문제 있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있어
과거 롯데·신라 빅2 → 18년 신세계 포함 빅3로
90년대 무분별한 면세점 시장 재편 답습 말아야 -
- 기사입력 : 2019-05-20 15:17:00
- 최종수정 : 2019-05-20 16:32:16
- 김재영 기자
면세점 신규 특허 수 관련 논란이 뜨겁게 번지고 있다. 해당 논란은 지난주 14일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위원장 이호승 기재부 1차관, 이하 위원회)가 “서울 3, 인천 1, 광주 1등 19년도 지역별 대기업 시내면세점 특허 수를 추가 결정”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위원회는 특허 수 결정 이유로 “진입장벽 완화를 통한 경쟁요건 조성이라는 원칙”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특허수 증가에 부정적인 입장은 “정부가 시장 상황을 너무 모른 채 특허 수를 과도하게 지정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면세점 시장의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낮고 후발주자의 경우 시장에 정상적으로 안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사업권을 포기하는 기업도 발생했다”며 “서울에 3개의 특허 수를 추가한 것은 사실상 무리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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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2019.5.14) |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11년 5조 3,716억에서 완만히 성장하다 15년 9조 1,984억을 기점으로 10조원 규모를 넘었다. 이후 16년 12조 2,757억, 17년 14조 4,684억, 18년 18조 9,602억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19년 1분기 역시 18년 동기 대비 27% 성장 했다. 매출 신장의 핵심적인 요인은 1차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사드 후폭풍 이후 산업화된 대량구매 고객 즉, ‘다이고’ 상인들 때문이다.
매출 규모로만 놓고 보면 국내 면세점 시장 성장은 2015년 이후 10조원 돌파가 이뤄진 후 가속화 됐다. 시기적으로 신규 시내면세점이 추가된 시점도 2015년부터다. 기존 주력업체인 롯데와 신라의 성장이 큰 폭으로 이뤄지며 시장을 선도했다. 또한 신규 면세점 등장으로 시장의 전체 크기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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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김재영 기자/18년 롯데·신라·신세계 빅3 분기별 매출실적 추이 및 비중(2019.5.20) |
20일 관세청이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2018년 롯데·신라·신세계 빅3 분기별 매출 실적 및 시장 점유율” 자료에서 1위 롯데의 점유율은 39.8%, 2위 신라가 24.9%, 3위 신세계가 16%를 차지했다. 신규로 시장에 진입한 ‘신세계면세점’은 불과 2년 만인 18년 총 매출액 3조원으로 점유율 16%를 차지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신규 시내면세점 중 뒤늦게 18년 매출액 1조원을 넘긴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6,817억을 올린 ‘두타면세점’도 분발중이다. 다만 한화그룹의 ‘갤러리아면세점63’은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오는 9월 스스로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중소·중견 면세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내는 물론 전국적인 상황에서 시내면세점보다 출국장면세점을 기반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과 같은 지역 상권에서 경쟁하는 중소·중견 시내면세점은 전국 공통으로 어디를 막론하고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처지다.
한편 위원회를 실무적으로 운영하는 기획재정부 관세제도과 진승하 과장은 “면세점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도록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원하는 기업은 기본적인 조건만 갖추면 가능하도록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경쟁을 통한 자율경쟁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특허기반 산업이긴 하지만 시장의 자율경쟁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춰 사업 의지가 있다면 가능할 수 있게 정책을 바꾼 것이라는 입장이다. 진 과장은 “특허획득 자체가 어렵던 시절과는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정부의 자율 시장경쟁 원칙에 원칙적으로 동의 한다”며 “시장 선도적인 역할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특허공고를 면밀히 분석중이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도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경쟁상황을 벗어나긴 어렵다”며 “세부적인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정부의 입장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특허발급 정책으로 전환되며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인 진입장벽 완화로 가닥을 잡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특히 진·퇴가 자유로운 ‘완전경쟁 시장’이 정부의 향후 정책목표라면 국내 면세업계 역시 대비가 철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90년대 무분별한 특허 양산에 따른 시장 과열로 수 많은 업체가 사라지고 몇 몇 업체로 수렴됐던 과거를 되풀이 하면 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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