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인도장·입국장면세점 생존경쟁 시작되나
- 입국장면세점 관계자 "담배 판매 허용해도 매출은 하락할 것"
해외 주요 공항 입국장면세점과 입국장인도장 함께 운영 중
국내의 경우 입국장면세점 담배 판매금지로 제한 있어
시내면세점·인터넷면세점 활성화 된 국내시장 고려해야 -
- 기사입력 : 2019-12-03 15:07:39
- 최종수정 : 2020-09-09 16:10:39
- 김재영 기자
입국장면세점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입국장인도장 도입에 업계의 촉각이 곤두 세워졌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위원장 김정우)는 입국장인도장 도입에 잠정합의했다. 이로써 인천공항도 지난 5월 입국장면세점 도입과 입국장인도장이 함께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과 경쟁을 벌이는 주요 공항들의 경우 대체로 입국장면세점과 인도장을 함께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입국장인도장 도입 시 여행객들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줄어들어 쇼핑편의를 도모할 수 있고 출국장 인도장의 혼잡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행을 마치고 귀가를 서두르는 여행객 입장에서는 입국장면세점보다 입국장인도장의 편의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다. 또 인터넷면세점 운영에 자신 있는 대기업면세점 입장에서는 입국장인도장이 신설되면 상당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입국장인도장이 도입되면 새로 도입된 입국장면세점의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인 중인 한 중소·중견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장인도장에 맡길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오가고 있다”며 “입국장인도장 도입 시 대기업 시내면세점과 출국장면세점의 출혈경쟁 또한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입국장면세점에 담배판매를 허용해 준다고 하더라도 경쟁으로 인한 매출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국장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인도장이 도입되면 대기업 독과점이 지금 보다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주류 및 담배 등은 온라인면세점 판매가 안되기 때문에 입국장인도장으로 여행객 불편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입국장인도장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만약 출국장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장인도장에서 인도받을 경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면세점 이용객들은 주로 온라인면세점을 이용해 왔다. 외국인 대량구매고객으로 번잡한 시내면세점보다 온라인면세점에서 할인특권으로 쇼핑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면세점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화장품 등을 위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출국장면세점은 주류와 담배가 핵심 판매 품목이다. 그 중 주류의 경우 다른 면세품목들보다 무거워 여행내내 들고 다니기 번거로운 품목 중 하나다. 따라서 화장품은 온라인면세점에서, 주류와 담배는 필요한 만큼 출국장에서 구매하고 본인의 여행계획에 따라 입국장인도장을 선택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시장에서 입국장면세점과 입국장인도장의 입장대립이 첨예하게 있는 반면 입국장면세점과 입국장인도장을 함께 운영 중인 중국의 베이징 공항, 태국의 수완나폼 공항, 호주의 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 공항 등 해외 주요 공항은 담배 판매 허용은 물론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 등을 활발하게 운영하지 않아 입국장인도장 운영에 크게 목매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홍콩의 첵랍콕공항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내수교란을 이유로 담배 판매 허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입국장면세품 인도장 도입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태국은 현재 국영기업인 ‘킹파워’(King Power)가 독점적으로 2005년부터 입국장면세점과 입국장인도장을 운영 중에 있다. 수완나폼 공항의 입국장면세점은 월 매출액 8,000만바트(한화 28억) 수준으로 자국민 이용률이 50%에 이른다. 술, 담배, 화장품이 상위 판매 상품이다. 구매한도는 20,000바트(한화 약 70만원)이다.
반면 국내 입국장면세점은 시장 교란 우려 등을 이유로 면세점 인기 품목 중 하나인 담배가 판매 품목에서 제외돼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양하지 못한 브랜드 구성과 작은 규모의 매장도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관세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입국장면세점 지난 9월 입국장면세점 누계 매출액은 총 188억 원으로 구체적인 월별 매출액은 6월 53억6,200만원, 7월 41억8,700만원, 8월 47억7,300만 원, 9월 43억1,400만 원을 기록해 점차 감소 추세를 보였다.
국내 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이라는 차별화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인터넷면세점이 활성화 된 시장이다. 정부가 국내 면세시장의 특성을 헤아리지 못한 채 입국장인도장을 도입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입국장면세점이 담배를 판매해야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지만 담배 판매만으로 입국장인도장과의 동시 생존이 가능할 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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