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상호 입국 전면통제 ‘맞불작전’…면세점 칼바람 비껴갈까

외교부, 9일 0시부터 한일 양국 간 사증(비자)면제 중단
“일본측의 일방적으로 입국제한 강화 납득 어려워”비자 중단 이유 전해
국내 항공사 일본 노선 대부분 중단해 생존 기로에 서
중국인 고객 비중 높은 국내 면세점, 큰 타격 없을 듯
  • 기사입력 : 2020-03-09 14:52:03
  • 최종수정 : 2021-02-22 17:04:02
  • 육해영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9일부터 한국과 일본간 상호 이동이 전면 통제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에서 ‘알짜 노선’이라 불리는 일본 노선도 9일부터 대부분 중단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일본 하늘길까지 끊겨 국내 항공사들이 생존 기로에 섰다. 다만 일본인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국내 면세점은 입국금지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외교부 공식 홈페이지(2020.03.08)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9일 오전 9시 기준 106개국으로 늘어났다. 이에 일본도 5일 이달 말까지 한국인 비자면제를 중단하고, 이미 발급한 비자 효력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국과 일본은 관광 목적 등 90일간 단기 체류의 경우 비자를 서로 면제했다.

 

외교부는 지난 8일 “사전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일본 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일방적으로 입국제한 강화 조치를 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9일 0시부터 한일 양국 간 사증(비자)면제 및 일본인의 무비자 방문을 중단하고 기존 비자 효력을 정지하는 등 ‘맞불작전’으로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일본과 한국의 양국 간의 싸움이 치열해지자 국내 항공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취항 30년 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을 오는 31일까지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한한공은 인천∼나리타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 외 저비용항공사(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은 모든 일본 노선을 접기로 결정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입국금지 조치까지 겹치면서 국내 항공업계는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  

 

▲자료=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관세청 제작=육해영 기자


다만 일본 노선이 끊겼음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주고객인 국내 면세점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19년 1분기 면세점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27% 성장한 5조 6,189억 원으로 이 중 중국 국적 소비자가 4조 3,113억(76.7%)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액은 이보다 성장한 6조379억으로 이 중 중국인이 4조 6,544억 원(77.1%)을 차지했다. 중국인 매출액은 18년 1분기 3조 2,200억 원에서 2분기 3조 4,844억 원(8.2%↑), 3분기 3조 6,121억 원(3.7%), 4분기 3조 6,035억 원(0.2%↓)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 면세점에 지출한 금액은 18년 1분기 759억 원에서 2분기 821억 원(8.2%↑), 3분기 792억 원(3.5%↓), 4분기 922억 원(16.4%↑)으로 4분기를 제외하고 큰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19년 1분기 매출액은 18년 4분기 대비 8.4% 감소한 845억 원(1.5%)을 기록했다. 2분기는 1,024억 원(1.7%)의 매출을 올려 한국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으나 그 격차가 컸다. 

 

▲자료=한국관광공사 2019년 6월 월통계 및 관광수입 지출(2019.08.07)

 

한편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9년 1·2분기 주요국 방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을 살펴보면 1분기 중국인 방한 여행객은 133만3,816명(26.6%)으로 성장해 1분기 면세점 매출 증대 추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중 259,004명은 통칭 ‘조선족’으로 불리는 한국계 중국인이었다. 반면 일본은 79만4,845명(6.2%)으로 성장해 그 추이가 미미했다. 특히 사드이후 주춤해진 중국인 관광객 자리를 다이고가 채워가고 있어 그 차이는 더욱 컸다.

12년까지만 해도 한국 관광객의 대부분은 일본인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으로 골이 깊어지면서 일본인 관광객의 수는 2012년 351만8,792명에서 다음해 274만7,750명으로 21.9% 대폭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 대다수가 중국과 내국인 소비자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일본인 입국금지가 사실상 국내 면세업계에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들도 “한일관계 경색에 따른 일본인 고객들의 매출액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평소에도 약 2% 수준 미만이어서 지금처럼 불황일때는 그마저도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미치는 영향은 덜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업계가 너나할 것 없이 침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육해영 기자

TR&DF 뉴스레터

TR&DF 뉴스레터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