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편의점에서도 ‘명품백’산다…코로나19가 바꾼 명품 구매 트렌드

편의점·대형마트에 온라인 플랫폼까지 명품 판매 나서
코로나19로 면세점 이용 어려워진 명품족 타겟
LVMH 3분기 패션·가죽 사업부 매출 전년 대비 12% 성장
샤넬도 지난 2일부터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 2% 올려
국내 명품 시장 경쟁 더욱 치열해질 전망
  • 기사입력 : 2020-11-16 11:51:06
  • 최종수정 : 2020-11-16 15:31:04
  • 육해영 기자

명품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을 대신할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명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가운데 국내 면세점도 면세품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재고 면세품을 대량으로 풀면서 ‘명품족’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GS리테일은 지난 10월 29일 편의점 업계 최초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GS25는 파르나스타워점에서 해외명품 브랜드 제품을 상시 판매한다고 밝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에서 명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된 고객들이나, 업무 목적으로 만년필이나 지갑 등 브랜드 제품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GS리테일 /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서 고객이 명품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0. 10.29)

 

이를 위해 GS25는 명품 병행수입 및 해외직배송 전문업체 ‘어도어럭스’(Adorelux)와 손잡고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 명품 판매대를 도입했다. GS25가 이번에 첫 개시한 명품 제품은 구찌 클러치백, 버버리 크로스바디백, 생로랑 모노그램 팔찌,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르그란드 만년필, 보테가베네타 인트레치아토 나파지갑 등 총 11종이다. 

편의점에 이어 대형마트도 명품 판매에 나섰다. 이마트 왕십리점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동안 해외명품 대전을 진행했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과 지갑, 시계, 의류 등 패션 품목을 정가보다 10~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네이버가 지난 2월 개설한 ‘브랜드 스토어’에는 구찌코리아가 입점해 제품 판매에 나섰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었던 명품을 일상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처=삼성증권 / 임은혜 연구원 (2020.10.16)

 

이처럼 명품 판매가 다양해진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과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을 구매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심리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명품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이 밝힌 3분기 매출은 114억 유로(약 14조 9,727억원)로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패션·가죽 사업부는 59억 유로(약 7조 7,4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샤넬은 지난 2일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오히려 핸드백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 올렸다. 

 

이에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6일 “상반기부터 두 자릿수 매출 하락세를 벗어나 회복되고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인다”며 “하반기 우리나라에서도 샤넬이나 구찌 등 명품 브랜드가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실적 회복세와 가격 인상으로 럭셔리 업종의 매출 방어력은 생각보다 견고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출처=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관세청 제작=양국진 기자

 

이에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주요 판매 품목인 명품 영역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면세점 실적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면세점이 9월 한달 동안 올린 총 매출액 1조 4,841억원 중 화장품이 1조 2,433억원을 기록해 전체 비중의 무려 83.8%를 차지한 반면 의류는 230억원, 가방은 377억원으로 비중이 급감했다.

 

국내 면세업계도 정부의 지원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에 나섰지만 하반기 과거 코로나19 이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을 들으며 승승장구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는 평가다. 국내 면세점이 내수 유통한 면세품 판매액은 약 1,00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가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대안 마련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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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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