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스러운 코로나19, 롯데면세점 IPO 상장 또다시 ‘물거품’ 되나

호텔롯데, 10일 신용등급 ‘부정적 검토 대상’ 등록
한국기업평가, “코로나19 사태로 큰 폭의 영업 및 재무실적 저하 전망”
국정농단·사드보복에 이어 또다시 호텔롯데 IPO 상장 먹구름
  • 기사입력 : 2020-04-10 17:17:26
  • 최종수정 : 2020-09-08 20:09:26
  • 육해영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10일 호텔롯데(AA), 부산롯데호텔(A)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이는 향후 신용등급을 내릴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롯데면세점의 IPO 상장이 또다시 ‘물거품’ 된 셈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2020.04.09)

한기평은 9일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력사업인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큰 폭의 영업 및 재무실적 저하가 전망된다”며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종식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워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경과와, 출입국객 및 사업장 이용객 추이, 주력사업의 매출및 영업이익 변화폭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로 인한 업체별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변동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IPO를 통한 외부자금의 조달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필수 과정으로 평가된다. 지배적인 일본 롯데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어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고, 온전한 지주사 체제도 완성시킬 수 있어 일거양득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의 IPO는 신동빈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의 길은 험난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롯데그룹 전면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 차례 무산됐고, 이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호텔롯데 기업가치도 함께 하락해 또다시 상장이 연기됐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호텔롯데의 주력사업인 롯데면세점이 매출 ‘직격탄’을 맞으면서 또다시 연기 위기에 놓였다.

롯데지주는 “18일 오후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대표이사를 4월 1일자로 회장에 선임했다”고 3월 19일 밝혔다. 국내 면세업계 및 재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한국에 이어 일본 롯데의 경영권까지 모두 확보하게 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에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았으나 코로나19의 벽을 넘어서긴 어렵다는 평이다.

한편, 동종업계인 호텔신라, 대한항공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됐다. 신세계DF는 검토를 예고받아 면세업계는 물론 항공업계까지 길고 긴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롯데와 신라가 인천국제공항 제4기 출국장면세점 우선협상자 계약을 포기하면서 면세업계에 부는 코로나19 칼바람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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