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세계 1위 기내면세점 '3식스티'(3Sixty) 지분 44% 취득
- 인천공항·홍콩 책랍콕공항 등 아시아 넘어 미주 시장 개척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 3식스티 지분 취득으로 롯데 추격하나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 '방어전' 예상 -
- 기사입력 : 2019-10-28 14:22:30
- 최종수정 : 2021-02-19 16:03:29
- 육해영 기자
호텔신라가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 ‘3식스티’(3Sixty)의 지분 44%를 취득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태국 푸켓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가 이번엔 미주 시장 개척을 위해 ‘한 수’를 둔 것이다.
호텔신라는 1억2,100만 달러(한화 1,420억 원)를 투자해 3식스티의 주주가 됐다. 2024년 1월 이후 10개월간 지분 23%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 포함이다.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기존 주주는 잔여 지분 33%에 대한 매도청구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3식스티의 최대주주는 ‘트레블 리테일 그룹 홀딩스’(Travel Retail Group Holdings)의 대표 ‘버나드 클레파치’(Bernard Klepac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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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전자공시시스템 호텔신라 공시정보 갈무리(2019.10.25) |
1987년 설립된 3식스티는 세계 1위의 기내면세점 업체로 2018년 ‘디패스’(DFASS)에서 ‘3식스티’(3Sixty)로 브랜드를 변경한 바 있다. 미국의 기내면세점은 국내와 달리 항공사가 아닌 위탁회사가 맡아서 운영한다. 그 중 3식스티는 ‘에어캐나다’(Air Canada), ‘싱가포르 에어라인’(Singapore Airlines), ‘웨스트젯’(WestJet) 등 총 21개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우리 돈으로 약 5,454억 원이다.
호텔신라는 이미 2015년 한 차례 3식스티(당시 디패스) 지분 취득을 추진했으나 2017년 추가 협상을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협상 중단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으나 “상호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대략적인 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번에는 최종 취득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3식스티의 당기순이익이 1억7,063만 원의 적자를 내면서 신라의 선택이 옳은 방향인지는 더욱 두고봐야 할 문제다.
특히 신라가 싱가포르 창이공항 사업자 자리를 롯데에게 내주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창이공항 주류·담배 영역 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한 롯데는 2020년 6월부터 6년간 운영한다. 롯데는 그동안 해외 진출에서 핵심 영업장 측면에서는 신라에 뒤쳐졌지만 이로써 아시아 태평양 9개국 22개 면세점을 운영해 해외 매출 1조 달성 목표에 더욱 가까워진 상황이 됐다.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 것을 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상위 면세시장에서 영토를 확대하고 고품질의 국산 물품을 해외로 수출할 기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지분 획득으로 국산 화장품이 신라를 통해 북미 기내 안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 그 기대는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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