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내년부터 면세점 사실상 손 뗀다…“경제 치명타 입을 것” 명품 브랜드 업체 반발

재무부,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VAT 환급 종료
최대 35억 파운드 손실, 일자리 13만 8,000개 일자리 증발 예상
브랜드 11개사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이없는 면세 체제”경고 편지 보내
  • 기사입력 : 2020-11-13 11:20:21
  • 최종수정 : 2021-02-18 09:39:20
  • 육해영 기자

영국 재무부가 2021년부터 사실상 면세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각 명품 브랜드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영국 ‘데일리메일’(Daily Mail)은 지난 11일 “구찌, 로레알, 티파니를 포함한 11개의 명품 브랜드들이 영국 총리에게 면세점 운영이 종료될 경우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며, 이는 경제에 큰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데일리메일(Daily Mail) 갈무리 / 2020.11.11

 

앞서 영국 재무부는 지난 9월 11일 사실상 면세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주류 및 담배 이외의 면세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없애고, 영국에서 다른 EU 국가로 이동하는 비EU 여행객들에게 제공했던 VAT 환급 제도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여행객은 사실상 주류 및 담배 이외의 면세품에 대한 구매가 어렵게 됐다. 

 

특히 비유럽계 여행객들은 EU 국가들의 관세동맹에 따라 출국일 기준 3개월 이내 물건 구입 등의 조건을 갖출 경우 마지막으로 출국하는 EU 국가에서 부가세 환급을 신청할 수 있었다. 유럽의 부가가치세 세율은 약 20% 수준으로 영국을 방문했던 비EU 국가 여행객들은 부가가치세 환급을 통해 많은 세금을 절약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돌려받았던 20%의 세금을 내게 되면서 여행객들이 영국이 아닌 다른 EU 국가로 발걸음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데일리메일은 “재무부의 결정으로 약 35억 파운드(약 5조 1,227억)의 손실과 13만 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11일 11개 주요 명품 브랜드는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이같은 조치는 영국이 세계 최고의 관광 및 쇼핑 목적지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는 것”이며 “영국을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이 없는 면세제도 국가로 만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내 면세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영국의 현재 모습은 곧 면세 사업이 사라진 국내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라고 경고했다. 과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6년 12조 2,757억원에서 17년 14조 4,684억원 18년 18조 9,601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19년 역대 최고 매출액인 24조 8,586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매출은 곧 국가의 수출 실적인 만큼 국내 면세업계가 성장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출처=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양경숙 의원, 관세청 제작=양국진 기자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이에 9월까지 면세점에서 근무한 인력은 2만 2,208명으로 1월 대비 36.5%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이 코로나19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하이난 면세점의 면세한도를 3만 위안(약 500만원)에서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면세상품 품목도 38개에서 45개로 늘리는 등 등 면세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무디다빗리포트가 20일 밝힌 자료를 보면 중국의 CDFG(China Duty Free Group)가 2020년 상반기 동안 193억 1천만 위안(28억5,500만 달러, US$)의 매출액을 기록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면세 사업이 중국에게 빼앗길 위기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면세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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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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