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 ‘도미노’로 쓰러지나… 인원감축 ‘신호탄’ 터졌다

아시아나·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도 ‘휘청’
이스타항공 대규모 인원감축 들어가
코로나19 여파, 항공업계 구조조정 신호탄될까
  • 기사입력 : 2020-04-06 17:07:47
  • 최종수정 : 2021-02-22 14:02:46
  • 육해영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국내 항공업계가 적자경영을 버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여파가 회복되기도 전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위기국면에 진입한 만큼 대대적인 시장재편에 들어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 건을 승인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1.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월 30일에 해당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놓이자 인수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437억 원, 당기순손실은 8,179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1,386.7%로 전년(649.3%)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인수를 통한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클 수 있어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의 2020년 1분기 영업손실은 약 2,480억원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국제선 여객 운항 중단 영향으로 실적 악화추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및 단거리노선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3월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장거리노선 수요까지 급감해 타격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항공사도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LCC’(저비용항공사)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다. 이스타항공은 6일 오전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규모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간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도 끝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1,680여명의 인원 중 약 5분의 1인 350여 명이 직장을 잃는다. 

 

업계는 이미 이스타항공의 인원감축은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2일 이스타항공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9년 이스타항공이 올린 매출은 5,518억 원으로 18년5,664억 대비 2.6% 하락했다. 당기순손실은 909억 원으로 적자전환했음에도 직원 급여는 18년 대비 23.7% 늘어난 190억 원을 지출했다.


이스타항공의 실적 악화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3월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MOU 체결 시 합의했던 695억 원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이스타항공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인수인계인만큼 섣부른 선택이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3월 3일 “2020년 1월말 기준 제주항공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약 1,5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1분기말 기준으로 현금이 대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보유한 현금으로 높은 고정비를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아 이스타항공에 상당한 규모의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제주항공의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 2월 자금지원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타격이 컸다. 산업은행은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들에 최대 3,000억원의 긴급융자를 지원했으나 이스타항공은 자금지원 대출 심사에서 제외했다. 대신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에 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지원했다. 하지만 당장 2,000억 원의 자금이 이스타항공 고용안정에 투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경영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항공산업은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따른 추가적인 시장재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의 대폭적인 지지와 관심이 없다면 국내 항공산업 ‘줄도산’이 현실화 되는 것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육해영 기자

TR&DF 뉴스레터

TR&DF 뉴스레터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