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코로나19 장기화되면 4분기 실적도 빨간불 전망

증권업계, 국내 면세점 3분기 실적 개선하자 긍정적 전망 내놓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4분기 불투명
나이스신용평가, 11일 호텔롯데·호텔신라 장기신용등급 줄줄이 하향조정
  • 기사입력 : 2020-12-15 13:13:14
  • 최종수정 : 2020-12-15 14:31:11
  • 육해영 기자

3분기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였던 국내 면세점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및 미국 등 해외 지역과 국내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다시 얼어붙으면서 면세점 매출 하락은 물론 영업적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업계는 국내 면세점이 3분기의 추세를 이어 남은 4분기 매출 전망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면세점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은 줄줄이 강등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 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매출액은 올해 2분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으나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면세품 내수판매, 제3자 반송 등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되며 3분기부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8,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하락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해서 45%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손실의 경우 2분기 778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매출 7,710억원, 영업손실 142억원을 기록해 2분기 대비 각각 75.5%, 333억 개선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분기 대비 40.7% 늘었고, 영업손실은 165억원 감소한 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료=대신증권 / 호텔신라 2020년 분기별 실적 및 평가(2020.11.30)

이에 증권업계는 4분기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지난 11월 30일 보고서를 통해 “인천공항이 9월부터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에서 품목별 판매요율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면세점 손익이 9월부터 크게 개선됐다”며 “이때문에 2020년 4분기, 2021년 손익은 개선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 “중국 내수 소비 전망도 밝아 동사의 시내 면세점 손익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료=대신증권 / 현대백화점 2020년 분기별 실적 및 평가(2020.11.30)

 

이어 유 연구원은 “신라면세점 시내면세점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까지 회복되었기 때문에 4분기는 이 보다 상황이 더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 비중이 크지 않고 코엑스점과 동대문점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1년 소비 회복과 면세점 손익 개선 등을 고려했을때 적극적인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자료=IBK투자증권 / 신세계백화점 영업실적(2020.11.13)

IBK 투자증권 안지영, 황병준 연구원도 지난 11월 13일 보고서를 통해 “신세계면세점은 3분기 9월부터 공항 임대료 반영이 요율제로 적용되며 660억원의 감면 혜택을 받았다”며 “4분기에는 월 평균 300억 원의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3자 반송’에 의한 매출액은 6월 150억원에서 3분기 420억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서도 “비록 영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제한적이지만 10월 국경절·11월 광군제를 바탕으로 4분기도 면세점 매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매출 효과도 갑작스럽게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유럽 및 미국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각국 간의 입국 제한 해제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면세점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국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운영이 불투명해지자 ‘에어서울’과 ‘아시아나 항공’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운항편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 2020.12.11


면세점 업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1일 수시평가를 통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2개 면세점 기업에 대해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 안정적(Stable)로 하향조정했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면세점의 주요 수요 기반인 국제선 항공 여객수는 3월 이후 급감해 월 20만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실적이 상당폭 저하된 상황”이라며 “미주, 유럽 등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2차 확산이 이어지는 등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하향 등급의 배경을 말했다.


▲자료=한국면세점협회,나이스신용평가 / 2020.12.11

 

코로나19 장기화로 연말까지 면세점 매출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인 보따리상의 대량구매가 이어지고 있으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2020년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및 면세점 방문이 제한됨에 따라 중국인 보따리상의 1회 구매금액이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수준의 공항면세점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 수익성 회복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산업동향을 보면 2020년 10월 면세점 매출은 1조 3,89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4%, 전월 대비 6.4% 감소했다. 지난 5월부터 연속 반등세에 들어서 회복세를 보였으나 10월 들어서 성장이 둔화는 모습이다. 특히 10월 한 달간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수는 7만 735명으로 전월 6만 6,081명 대비 7% 상승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전월 1조 4,410억원 대비 8% 하락한 1조 3,25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면세점업계의 경우 내국인 대비 외국인 매출규모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보따리상의 매출이 비중이 하락하면서 운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사실상 국내 면세점의 실적은 다시 한번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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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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